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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람 Aug 04. 2022

저는 기간제 특수교사입니다.

특수교육의 시작

 나는 기간제 특수교사이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직을 하신 할아버지 손에서 큰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면 무조건 '교사'라고 적고는 했다. 진학할 과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는 교대에 갈 성적이 되지 않았고 고민을 하던 끝에 특수교육과를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지방대 중등특수교육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 시절엔 놀고먹기 바빴다.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하며 번 돈은 술값으로 모두 사용했다. '특수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딱히 특수교사가 되고싶지도 않았다. 

 별생각이 없었어도 교육봉사에 가서 장애 학생들을 만나면 처음 보는 아이인데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하는 행동들이 참 순수하고 맑고 귀여워만 보여 친구에게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귀엽지 않아?"라 물으며 그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는 했는데 친구는 그런 나를 보며 '나는 장애인이 무섭고 전혀 귀엽게 느껴지진 않아'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이 아이들이 다 나처럼 예뻐 보이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졸업 후에는 하고 싶었던 일을 했고, 그 일이 힘들어져 도망치듯 지인에게 일자리를 소개받아 대학 조교로 일을 했다. 그곳에선 하는 일이 단조롭고 지루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물론 월급도 너무 적었다. 그렇게 해서 무작정 기간제 특수교사 공고를 찾아 지원을 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니 아무리 기간제여도 '교사'가 되는 것인데 준비가 너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반학급 아이들보다 느릴 뿐인 학생들과 준비가 안 된 교사가 만났다. 그 아이들을 통해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듣는 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나를 성장시켜 준 학생들을 기억하고자, 또 혹여나 도움이 될 예비 특수교사를 위해, 사람으로 인해 지친 이들이 느리지만 순수한 나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보고 작게나마 위로를 얻길 바라며- 



 짧은 나의 기간제 교사 생활과 이 생활의 주인공들인 나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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