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엔 무슨 생각을 하세요?
오랜만에 일기 말고 글을 발행해볼까 한다. 물론 쓰다가 그냥 일기로 저장버튼만 누를지도 모르겠다.
내 나이는 지금 30대, 4학년 학부병행하며 공부하는 아니면 졸업을 해서 재수 중인 20대에겐 늦은 나이이겠고 결혼하고 기간제와 육아를 공부와 병행하고 있는 40대에겐 이른 나이일 거다.
나는 졸업 후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기간제 경력은 3년, 그리고 2023 기간제를 그만두고 임용고시 준비에 올인하고 있는 초수생이다. 말 그대로 쌩초수다. 임용생각은 별로 없었어서 한국사도 올해 4월에 땄다. 지금까지는 나름 잘 해내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시험이 31일 남은 지금의 나의 준비상태와 마음가짐은 어떨까?
나의 공부상태는?
나의 기준으로 여태껏 만족스럽게 임용시험을 준비하지 못했다. 아니, 준비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조금 쉬다가 다음 주부터 더 노력하면 금방 따라잡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모의고사 시즌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가고 주어진 모의고사는 3번이 남았다. 분명 내 목표는 모의고사에서 80점 만점 중에 75점을 받는 것이었는데..(이렇게 하면 본시험에서 65점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현실 모의고사 점수는 50점 중반이다.(지난주 처음으로 60점 넘긴 했다.)
전공은 그렇다 치고, 교육학은?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제발 15점만이라도 받으면 감사할 지경! 과락이 나오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한다.
나의 심리상태는?
어떤 날은 갑자기 자신감이 솟아오른다. 30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모의고사 점수? 한 주에 5점씩 올리면 되지 뭐!'라고 생각한다. 어떤 날은 문득 '내년에 공부하면 더 잘할 수 있겠는데..?'라 생각한다. 또 어떤 날은 울컥 눈물이 난다. 지나가버린 시간이 너무 아깝고 후회스럽다. 딱 30일만 더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생각이 뒤바뀌어 너무 지긋지긋하다. 30일간 어떻게 더 공부하나.. 체력도 힘도 없어서 죽을 거 같다. 어차피 안될 거 같은데 내년 시험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작년에 함께 기간제 근무를 하며 공부했던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 합격한 선생님한테 연락을 했다. '이맘때쯤 어떠셨나요? 어느 정도 공부가 되어있어야 합격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다. 그 선생님은 자신은 가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도 그냥 하루하루 독서실에 앉아 조금이라도 공부하려고 노렸했단다. 어떤 날은 독서실에 앉아 울면서 책을 보기도 했다고...
남편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시기엔 내가 합격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앞만 보고 달릴 때야!!' 합격수기를 읽어보니 이렇게 말한다.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합격한다!' 정말 그럴까 싶다.
하긴, 시험이 다가올수록 공부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불안만 늘어나서 잠도 안 오고 너무 힘이 달린다. 이쯤 되니 정말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합격한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은 어떨까?
지금 이 시점에 중등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아마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라며 위안을 얻는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과목은 작년 경쟁률도 봤을 때 5%만 합격하는 시험이다. 너무나도 낮은 합격률에 '저 안에 내 자리가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몇 시간 뒤면 최종경쟁률이 나오는데 아마 내 마음은 더 불안하고 초조해지겠지! 각자의 상황이 다르더라도 같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느끼는 마음과 불안함은 같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인생은 본인이 '반성'한 만큼 나아지지 않고, 딱 '실천'한 만큼만 나아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에서 읽은 문장이다. 글을 읽다 이 문장에서 '헉..'하고 소리를 냈다. 요즘의 내 상태에 딱 맞는 말이다. '지난 시간 동안 뭐 했냐.. 답이 없다 나는..', '오늘 왜 이렇게 집중을 못했지? 시험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이래?'라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을 질책하고 반성한다. 반성 그다음이 없었다. 다음날은 또 집중하지 못했고, 그 뒤에 따르는 불안도 그만큼 늘어갔다. 합격여부는 앞으로 남은 30일간 얼마나 실천하냐에 달렸을 것이다. 이 글을 기점으로 부디 반성이 아닌 실천하길! 나중에 이 글을 보며 웃을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혹시나 이 글을 읽었을 또 다른 시험준비생들을 위해 공유하고 싶은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무얼 하더라도, 할 때는 다른 것 신경 쓰지 마세요. '오직 할 뿐' -숭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