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람 Aug 19. 2022

게으른 J의 하루

꾸준한 글쓰기의 시작

 나는 MBTI 검사를 하면 늘 J 유형이 85% 이상으로 나오곤 한다. 같은 J인 동생은 "언니, J로서의 체통을 좀 지켜"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계획은 늘 세우지만 그대로 실행시키지는 않는 '게으른 J'이기 때문이다.


 일의 시작 전이나 하루를 보낼 때 그냥 시작하지 않고 늘 간단하게라도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할 거야. 그리고 그 뒤에는 ~~해야지'라고 생각해둔다. 아침에 출근하며 '퇴근을 한 후에는 그림 연습을 하고, 브런치에 ~~에 대해 글을 쓴 다음 간단하게 운동을 하고 자야지'라고 머릿속으로 그려 놓는다. 하지만 막상 퇴근하고 나면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다.


 집에 도착 후 계획을 그대로 실천하지 않게 되는 패턴은 이와 같다.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틀어 올린 후 예능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식사 중에만 예능을 보려고 했지만 너무 재밌어서 식사가 끝난 후에도 보던 것이 다 끝날 때까지 엉덩이가 식탁 의자에 붙어있는다. 그렇게 하고 나면 설거지하기가 너무 귀찮아져 우선 싱크대에 설거지 거리를 넣어둔 다음 소파로 이동해 핸드폰을 만지기 시작한다.


 빨리 원래 하려던 일을 시작해야 하지만 이미 계획했던 시간이 다 틀어져있다. '원래 하려던 시간이 지나버렸네.. 그럼 오늘 그림 연습은 생략하고 브런치에 글 쓰려고 했던 시간이 되면 그때 글 써야겠다'라고 급히 계획을 조정한다. 하지만 그 시간이 되었음에도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는다. 저녁 설거지가 그대로 남아있어 마음 한쪽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설거지만 하고 시작할 건데.. 왜 이렇게 설거지하기가 싫지? 큰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설거지를 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소파에 누워 SNS나 유튜브를 본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어제저녁에 하지 않아 출근을 하고, 출장 나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 쓰는 것이다. 계획을 세운 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자괴감이 들고 죄책감이 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게으르게 살까 싶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전에 불타던 의욕은 사라지고 '어차피 지키지도 않을 건데. 오늘 저녁 계획은 집 가서 유튜브 보기다!' 이런 식으로 계획 자체를 유튜브 보기로 생각해 둘 때도 있다. 요즘들어 '꾸준함'에 대해 많이 생각 해보게 된다. 돌이켜보면 나는 꾸준하게 무엇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최근 새로 알게 된 어떤 분은 매일매일의 루틴(영어 공부, 경제신문 스크랩, 1일 1그림 그리기, 모닝페이지 등)이 있고 그것을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하게 지켜왔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는데 참 나자신이 초라해지더라-


 그래서 시작한다. <꾸준한 글쓰기> 요즘 내가 제일 즐거워하는 일이 글을 쓰고 브런치에 글 발행을 하는 것이다. 제일 내가 즐거워하는 것으로 나만의 꾸준함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꼭 해야 돼.'라는 생각에 갇혀 즐겁게 글을 쓰는 일이 하나의 과제가 되어 글쓰기와도 멀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유연하게 먹기로 한다. (자기합리화로 글쓰기를 미루겠다는 말과는 다르다!)


꾸준한 글쓰기, 오늘부터 시작!


습관만들기 어플 캡쳐화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