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추적한 브랜드는, 보기엔 장난스럽고 유쾌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꽤나 정교하게 설계된 ‘채소계 혁명’이라 불리는
이름부터 당돌한 ‘배드캐럿(BAD CARROT)’이다.
직역 하자면, 나쁜 채소.
채소가 나쁘다? 어떤 의미 일까...
첫 번째 단서
착한 채소는 잊어라, 자극적이고 당당하게
배드캐럿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건강한 채소의 이미지’를 정면으로 뒤집는다.
온통 밝고 청순한 녹색 잎채소 이미지 대신,
반항적인 표정의 당근과 채소들이 전면에 나선다.
그들의 핵심은 단순하다.
“채소도 자극적으로, 당당하게 먹을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인 고사리 오일 파스타부터 누들 떡볶이까지,
국산 농산물을 100% 활용한 레시피는 단순히 비건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채소 요리’로 구성된다.
건강과 맛, 재미를 모두 잡은 전략이다.
두 번째 단서
밀키트는 곧 메시지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드캐럿은 단순히 밀키트를 파는 브랜드가 아니다.
식탁 위에 ‘태도’를 배달하는 브랜드다.
채소 본연의 맛과 그 가능성에 집중한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1g의 차이도 철저히 테스트하며 만든 레시피는 물론이고,
레터링 패키지, 스티커, 굿즈까지 모두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중심엔 언제나 반항적인 채소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자연을 먹는다’는 부담감 대신,
‘채소를 해방시킨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우리가 아는 채소는 이제 없다. 이건 식탁 위의 반란이다.
세 번째 단서
SNS는 그들의 무기이자 놀이터
배드캐럿의 인스타그램은 브랜드 그 자체다.
#채소혁명, #당근당당, #식탁정복 등
위트 넘치는 해시태그를 활용하며 팔로워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든다.
짧고 굵게, 강렬한 톤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유저의 반응을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스몰 브랜드형 커뮤니티 브랜딩이다.
또한, 그들은 유저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유머와 비건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능숙하게 오가며,
팔로워를 ‘소비자’가 아닌 ‘혁명 동지’로 만든다.
네 번째 단서
글로벌 진출까지 노리는 당근의 야망
배드캐럿은 국내 시장을 넘어 싱가포르, 뉴욕 등
글로벌 비건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다.
이는 단순한 밀키트 수출이 아니다.
탐정이 보기엔,
K-비건을 ‘배드캐럿’이라는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수출하는 일종의 문화적 접근이다.
결론
귀엽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브랜드
배드캐럿은 단순히 웃긴 캐릭터 브랜드가 아니다.
이들은 고객의 마음속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존재다.
스몰 브랜드는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규모도, 자본도 아니다.
진심, 태도, 철학. 배드캐럿은 그것들을 무기 삼아,
오늘도 작지만 강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무심코 꺼내든 그 밀키트 하나가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아주 조용히 혁명을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배드캐럿은 웃기지만 가볍지 않다. 귀엽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다. 그게 바로 스몰 브랜드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