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민희진

사건의 발단과 현재의 국면까지 모두 정리

by ALLDAY PROJECT

최근에도 뜨거웠죠.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방시혁 의장) 사이의 갈등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주도권 싸움을 넘어, 법률적으로 '배임'이라는 개념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2024년 초에 시작된 이 사건은 2026년 현재까지도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며 대중과 법조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사건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2026년 3월 현재의 상황까지 모든 내용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1. 배임이란 무엇인가?

먼저 이번 사건의 핵심 키워드인 배임(背任)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임의 정의

법적으로 배임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신뢰를 저버리고,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회사나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를 위해 일하라고 권한과 돈을 맡겨놨더니, 뒤에서 자기 잇속을 챙기느라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비난을 넘어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입니다.

배임과 배신의 차이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중요한 구분을 논했습니다. 바로 '배신'과 '배임'의 차이입니다.

1) 배신: 마음속으로 딴생각을 하거나, 상대를 속이려는 계획을 세우는 감정적·윤리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2) 배임: 그 계획을 실제로 실행에 옮겨서 회사에 '실질적인 손해'를 입혔을 때 성립하는 법적 범죄입니다.

법원이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해 "배신일 순 있어도 배임은 아니다"라고 판결한 배경은, 설령 그가 독립을 꿈꿨을지라도 그것이 하이브라는 회사에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행동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2. 사건의 발단

이 갈등이 세상에 처음 드러난 것은 2024년 4월, 하이브가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상대로 전격적인 감사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하이브의 주장: 경영권 탈취 시도는 배임이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독립시키기 위해 외부 투자자를 물색하고, 내부 기밀을 유출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려 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 측근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물증으로 제시하며, 이것이 단순한 농담이 아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른바 프로젝트 1945 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희진의 반격: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가 본질이다

민 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전면 반박했습니다. 그는 경영권 탈취는 불가능한 구조이며, 관련 대화는 하이브와의 갈등 과정에서 나온 사담이나 푸념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오히려 갈등의 진짜 원인은 하이브 산하의 다른 그룹인 '아일릿'이 뉴진스의 컨셉을 카피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를 방치하고 뉴진스의 홍보를 방해한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의 행위가 오히려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진짜 배임'이라고 역공을 펼쳤습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3. 법적 공방과 해임의 과정 (2024년 5월 ~ 11월)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법적 판단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처분 신청 결과 (2024년 5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해임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열려 하자, 민 전 대표는 이를 막아달라는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2024년 5월, 법원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하려 할 때 이를 막아내고 승소한 것이죠.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을 모색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실제 실행 단계로 나아가 하이브에 손해를 입힌 배임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로 인해 민 전 대표는 일단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판결 내용: 법원이 민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하이브가 주주총회에서 '민희진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못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당시 판단: "민희진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모색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배신), 이를 실행에 옮겨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단계(배임)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는 유명한 판결이 이때 나왔습니다.

결국 이루어진 대표직 해임 (2024년 8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갈등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하이브 측 이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어도어 이사회는 2024년 8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습니다. 민 전 대표는 이에 반발하며 다시 법적 대응을 했으나, 대표직 복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민희진의 퇴사 (2024년 11월)

결국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주주간 계약 해지를 선언하고, 2024년 11월 어도어 사내이사직까지 사임하며 하이브를 떠났습니다. 이로써 민희진과 하이브의 동행은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해럴드 경제


4. 뉴진스의 결단과 전속계약 분쟁 (2024년 11월 ~ 2025년)

민 전 대표의 해임은 그가 프로듀싱한 그룹인 뉴진스 멤버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뉴진스의 최후통첩과 계약 해지 선언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의 복귀와 어도어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024년 11월 말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어도어를 떠나 독자적인 행보를 걷겠다"고 발표하며 하이브와의 전면전을 예고했습니다.

왼쪽부터 해린, 다니엘, 민지, 하니, 혜인. 연합뉴스 출처

법원의 판결 (2025년 10월)

뉴진스의 계약 해지 주장에 대해 법원은 2025년 10월, "뉴진스의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멤버들이 주장하는 해지 사유만으로는 계약을 완전히 끝내기 부족하다며 하이브(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 판결로 인해 뉴진스 멤버들의 활동 방향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KBS 뉴스


5. 2026년 3월 현재 상황

2026년 3월 현재, 이 사건은 멤버들의 거취 분열과 거액의 손해배상 재판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포스트 민희진 국면과 430억 소송입니다.

멤버들의 엇갈린 행보

① 복귀 멤버 (하니, 해린, 혜인):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여 어도어로 복귀했습니다. 현재 어도어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로 한 상태입니다.

② 이탈 멤버 (다니엘):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어도어를 떠나 독자적인 길을 택했습니다. 현재 다니엘은 어도어 소속이 아닌 상태로 활동을 모색 중입니다.

최근 승소와 민희진 전 대표의 새 시작 (2026년 2월 12일)

주식 매매대금(풋옵션) 소송 (2026년 2월 12일). 가장 최근의 결정적인 승소로, 민 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한 사건입니다. 또한 하이브를 떠난 민 전 대표는 '오케이 레코즈(Ooak Records)'라는 새 기획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프로듀싱 활동을 시작하며 하이브와는 완전히 분리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56억 승소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 중앙일보 출처

1) 256억 원이 생긴 이유: "내 주식 사 가!" (풋옵션)

민 전 대표와 하이브는 처음에 계약을 맺을 때, "민 대표가 나중에 원하면 자기가 가진 어도어 주식을 하이브가 정해진 가격에 사줘야 한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 계산 방식: 어도어의 최근 2년 평균 이익에 13배를 곱한 값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었습니다.

=> 청구 시점: 민 전 대표는 2024년 11월 이사직을 사임하며 하이브에 이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2) 왜 하이브가 줘야 하나요?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뺏으려 하며 계약을 어겼으니, 이 약속(풋옵션)은 무효다!"라며 돈을 주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하지만 2026년 2월 12일,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계약은 유효하다": 민 전 대표가 독립 방안을 모색(배신)하긴 했지만, 실제 실행에 옮겨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중대한 위반(배임)'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약속대로 돈을 지급하라": 따라서 하이브는 계약에 따라 민 전 대표의 주식을 사주고 그 대금인 255억~256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무가 생긴 것입니다.

3) "돈 안 받을 테니 싸움 끝내자"

재밌는 점은, 이 재판에서 이겨서 256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된 민 전 대표가 최근 "이 돈을 포기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본인과 뉴진스 멤버, 팬들이 얽힌 수많은 소송을 하이브가 전부 취하하고 갈등을 완전히 끝내는 조건입니다. 쇼잉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돈보다 뉴진스 멤버들이 마음 편하게 활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운 파격적인 제안입니다. 결국 하이브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256억 원은 하이브가 안 줘도 되지만 모든 소송은 멈추게 되고, 거절하면 다시 2라운드 재판(항소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핵심 쟁점: 4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어도어가 다니엘과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4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입니다. 오는 2026년 3월 26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속계약 위반 여부: 하이브는 이들이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선언해 투자 비용과 기대 수익 등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홀대가 먼저였기에 계약은 이미 깨진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2) 다니엘 이탈의 정당성: 다니엘의 독자 행보를 '정당한 권리'로 볼지, 아니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무단 이탈'로 볼지가 관건입니다.

3) 합의 제안의 향방: 최근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주식 풋옵션 대금 256억 원을 포기하는 대신, 모든 소송을 끝내자고 하이브에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하이브가 이를 거절하고 재판을 강행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6. 용어 해설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용어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드립니다.

1) 가처분 (假處分): 정식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긴급한 상황에서 법원이 "일단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거나 "특정 행동을 멈추라"고 내리는 임시 명령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민 전 대표의 해임을 잠시 막는 역할을 했습니다.

2) 전속계약 (專屬契約): 아티스트가 특정 기획사와만 독점적으로 일하기로 하는 약속입니다. 이를 어기고 다른 곳에서 활동하거나 활동을 거부하면 막대한 위약금 문제가 발생합니다.

3) 풋옵션 (Put Option):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주식을 하이브에 약 256억 원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이를 포기하겠다는 합의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4) 의결권 (議決權): 주주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투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의 80%를 가졌기에 강력한 의결권을 행사하여 결국 민 전 대표를 해임할 수 있었습니다.


7. 요약 및 향후 전망

이 사건은 "마음속의 계획(배신)이 실질적인 범죄(배임)로 성립될 수 있는가"에 대한 법적 공방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계약 파기에 따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가리는 막대한 금전적 싸움으로 변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민 전 대표의 행위를 도덕적인 '배신'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법적 처벌 대상인 '배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민 전 대표는 경영권을 잃고 회사를 떠나게 되었으며, 뉴진스 멤버들도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2026년 3월 현재 상황을 요약하자면, 민 전 대표는 위 승소로 얻게 된 256억 원을 포기할 테니, 하이브도 43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고 모든 분쟁을 끝내자는 파격적인 화해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이는 법정 싸움보다는 뉴진스 멤버들의 활동 재개와 창작자로서의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됩니다. 하이브가 이 256억 원 포기 및 합의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따라 남은 재판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가오는 2026년 3월 26일 재판 결과는 다니엘의 거취와 민 전 대표의 경제적 책임, 그리고 하이브의 경영적 정당성을 결정짓는 최종적인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이 재판의 결과에 따라 K-POP 산업 내의 전속계약 관행과 경영권 분쟁에 대한 새로운 판례가 세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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