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방
한겨울의 금양실, 창밖은 군청색 하늘이 잿빛 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어느덧 눈발이 휘날리고, 삭도기는 언제 운행이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하늘 이병은 금양실 구석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화면을 보다가 순간 머릿속에 스쳐가는 의문이 있었다.
“잠깐… 내가 군대에서 휴대폰을 갖고 있을 리가 없잖아?”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자 금양실 안에 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하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시선은 점점 김 이병의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향했다. 조용하던 금양실이 일순간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꿈인가?” “이거 진짜 꿈 아니야?” 누군가가 조용히 중얼거리자 마치 도미노처럼 모두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이라도 걸린 듯 금양실은 환희의 장으로 변했다.
“꿈이다! 이건 꿈이야!” 누군가 외치더니 갑자기 금양실 전체가 파티 분위기로 바뀌었다. 모두가 해방감을 만끽하며 서로를 끌어안고 방방 뛰었다. 이제는 군복의 무게도, 규율의 굴레도 그들에게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군대의 엄격한 규칙 따위는 잊은 채 각자 하고 싶은 대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자유를 즐겼다.
김하늘 이병도 그들 속에 녹아들어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정한 자유의 감각이었다. 얼굴에 번진 환희는 금양실의 어두운 분위기를 밝히는 빛이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마법처럼 끝나기 직전, 그는 순간적으로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정말 현실일까?’
그리고, 꿈에서 깬 그는 군대의 차가운 금양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주위는 다시 차갑고 무거운 정적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는 입가에 싱글벙글 미소를 남긴 채 꿈에서의 해방감을 기억하며 현실로 돌아왔다.
“이게 꿈이라도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