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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집

건강한 식탁 도전

아침식사 하셨어요?

by Helen Teller

건강검진에서 암이라는 무서운 발견을 하고 나서부터는 음식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평소의 나는 조금 탄 고기도 괜찮아, 맛이 그래도 괜찮아, 특히 밀가루 음식은 정말 좋아한다. 칼국수 라면 빵 수제비 안 가린다.

어릴 땐 아빠가 빵집에 시집보내야겠다 할 정도로 빵을 좋아했다.


먹는 것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남편에게 많이 들어왔다. 남편은 운동을 전공했고 지금도 운동처방일을 하고 있다. 매일 달리기를 10km 이상씩 달리며 건강하게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아 책도 읽고 자료도 찾아보고 한다. 그런 남편덕에 주방에 식용유가 사라지고 안 좋은 음식은 좀 덜 먹긴 했어도 완전히 사라지긴 어려웠다.


매장에 혼자 나와있으면 스트레스받거나 대자연의 날이라도 올라치면 마트로 달려가 따뜻한 믹스커피랑 먹으면 딱 좋을만한 쿠키를 고심해서 골라와 순삭 하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방법이라는 핑계로 또는 집에 밥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저녁 식사자리에 밥대신 맥주를 먹기도 했다. 밥 먹는 것처럼 맥주 한 캔이면 배가 뿔룩 불러왔기에 주에 한두 번 정도는 한 캔정도씩 즐기는 애주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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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던 두가지...


그런데 수술 후 병원에서 식사교육을 받았는데 가장 먼저 치워야 할 것이 바로 술이라고 했다.

그래서 뭐 슬프게도 그날 이후 술은 내 식탁에서 사라졌다.


우리 집 주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첫째로 고기가 달라졌다. 보통은 동네 식육점에서 사 먹었다. 당연히 VIP고객이라 사장님이 내가 오면 00님 부르며 적립번호도 외우고 계셨으니깐(미안해요 사장님).

아들이 둘이고 남편도 운동하는 사람이라 저녁식탁에 고기가 빠지면 8시만 넘어가도 배가 고프다 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늘 저녁밥상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돌아가며 올라간다.

소고기는 목초육으로 먹어야 한단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없이 신선한 풀을 먹고 자란 소라야 건강한 고기를 내어준다고 한다.

아이들이 즐겨마시는 우유도 달라졌다. 항생제 듬뿍 우유대신에 아몬드밀크나 유기농 A2우유로 바뀌었다.

돼지고기는 도토리 먹은 돼지인가 그걸로 바뀌었다. 계란은 난각번호 1번란을 먹는데 오아시스에서 개수제한을 하기 때문에 2번란도 함께 넉넉히 구매한다.

요리할 때 쓰는 기름은 아보카도유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매달 한 병씩 구매해서 먹고 있고 치즈도 색소가 들어간 슬라이스 치즈 말고 100% 자연치즈를 구매해 여기저기 넣어먹는다.

소금도 꽃소금 이런 거 안된다. 요리에는 말돈소금 또는 미네랄 섭취를 위해는 죽염이 좋다고 한다.


무언가를 바꾸는 데는 시간과 노력 돈이 든다.


첫 번째 아침식사는 낫토였다. 화장실을 잘 못가는 날은 기분이가 별로라 시도해 봤는데 효과가 미미했다.

두 번째 아침메뉴는 아보카도스무디. 심심하고 배가 금방 꺼진다. 이건 사이드로 해야겠다.

세 번째는 삶은 계란두 개에 말돈소금을 톡톡 뿌려 생들기름을 둘러 당근 라페와 아보카도랑 먹는 것.

오 이거다. 너무 맛있다. 내 사랑의 아침메뉴를 발견했다. 그리고 갓 드립 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신랑이랑 둘이 나눠마신다.

KakaoTalk_20250213_113512422.jpg 건강하고 예쁜 아침식사

이렇게 건강학 식사만 하다 보니 이빨이 아프도록 빠삭빠삭 뭔가 씹고 싶다.(이쁜 이콘 같은 거)

그리고 달달한 거 먹고 싶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바로 데이츠다! 밥 먹고 생각나는 후식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달달한 게 필요하다.

중동의 대추야자라고 하는데 쿠팡에서 구매해서 먹고 있다. 정말 달다. 쫀득한 맛이 약간 곶감 같은데 더 달다.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꼭 3~4개씩 먹어준다 ㅎㅎ그냥 먹으면 혈당을 올린다고 100% 땅콩버터를 바르거나 리코타치즈 또는 크림치즈를 올려 먹는다. 그 위에 캐슈너트까지 올리면 고오급 디저트다.

KakaoTalk_20250213_113512422_01.jpg 맛있는 내 간식


이 맛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있는데 남편이 받아온 선물이었다.

타무르라고 꼭 보석이 들어있을 것 같은 종이 패키지에 들어있는 게 바로 이 간식이었다.

데이츠 안에 씨앗을 빼고 견과류 종류나 오렌지 껍질 같은 거를 넣어 만든 만수르 간식이라고 했다.

20250212_161025.png 내가 만든 비주얼이랑은 많이 다르지만..

아무튼 일단 너무 맛있다. 그 맛에 반해 벌써 4 봉지째 사 먹고 있다.

과자 초콜릿 빵 믹스커피 끊었으니 이 정도는 눈감아 주시길.. 목초우로 만든 라구소스와 홈메이드로 만든 바스크치즈케이크도 있는데 곧 소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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