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이 간질간질 눈이 뻐근하고 흰자위가 부풀어 오른다.
천장이 떠나가라 재채기를 하고 끝도 없이 코를 팽하고 소리 내어 푼다.
책상옆은 코 푼 크리넥스로 한 봉지 가득 찼고 부은 한쪽눈에 눈물이 자꾸 흘러서 가렵다.
한 번씩 찾아오는 알레르기성비염. 학교 다닐 땐 정말 너무 심해서 늘 눈이 퉁퉁부어있었고 어디를 가던지 늘 휴지를 가지고 다녀야 마음이 편했다. 학원 수업을 들으러 가도 편의점에 들러 비닐봉지에 든 500원짜리 티슈를 사고 학교 교실에는 늘 두루마리 휴지와 한 몸이 되어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고 직장인이 되고선 알레르기가 많이 나아졌다. 휴지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특히나 화장을 예의상 하고 다녀야 하는 나이가 되어서는 코푸는 일에 많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은 웬일인지 옛날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마냥 쉴 새 없이 재채기가 나온다.
콧물이 흐르고 콧구멍이 간질간질하다.
컨디션 탓인 것 같다. 어제 잠을 늦게 잤더니 더하다. 그래서 시리즈물은 시작하면 안 되는 건데. 늦게 자도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 운동하고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늘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루 빼먹고 나면 뒷날 후회가 너무 심하게 밀려오기에 그 후회를 견디는 게 더 어렵다.
1000피스 퍼즐을 하나 빼먹은 거 같은 느낌이랄까.
신용카드 한 장을 챙겨 문을 열고 나선다. 가는 동안 찬 바람이 콧구멍에 들어오니 조금 나아지는 느낌이다. 근처에 있는 약국에 들러 알레르기약을 한통 샀다. 약사님이 휴지로 코 풀지 말란다. 먼지가 많아서 더 재채기가 심할 거라고 물로 고를 푸는 게 낫단다. 네 알겠습니다. 매장에 돌아와 물과 함께 알약 한 알을 꿀꺽 삼키고 의자에 기대어 쉬고 있다. 금방 나아지길 바라는데 30분이 지난 지금도 콧구멍을 강아지풀로 간지럽히는 것 같다.
환절기마다 찾아드는 알레르기에 나는 알약을 물과 함께 삼키고 나아지길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 마법처럼 콧물이 줄고 재채기가 멈추는 것처럼 마음이 상하고 머리가 복잡할 때 정리가 되는 알약도 있었으면 좋겠다.
요거 한알 드시면 속에 부화가 치미던 것이 가라앉고
머릿속 정리도 15분이면 다 됩니다.
두 알 드시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 졸리실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