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8. 16. 나는 완치되기로 결정했다
염증은 사그라들지 않고 두려움과 피로는 날마다 쌓여간다
by
오늘은 선물
Aug 17. 2024
ㅡ언니:넌 막내라서 엄살이 심한가 봐.
ㅡ나: 언니 대상포진 걸렸을 때 난 같이 울었어. 언니 갑상선암 판정받았을 땐 내 온 인맥을 다 동원해서 의료진을 찾았고. 두려움에 떠는 언니를 델고 여기저기 여행을 했어. 이 공감 못해주는 언니야!!!!
ㅡ언니:암이었잖아.
ㅡ 나: 난 수술도 못하는 병이고.
눈물이 찔끔 났다.
서럽고 두렵다.
오늘은 8월 16일 개학날인데 찜통 교실에서 수업하다 보니 양손이 붓기 시작했다.
수업만 마치고 서둘러 조퇴를 해야 했다. 이런 내 손을 본다면 언니도 걱정으로 잠못 잘 듯하다.
다 말할 수 없는 몸의 변화..... 환자 맘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번 학기만 마치면 교직을 접어야 할까?
자금이라도 학교를 쉬어야 할까?
우리 반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눈에 밟힌다.
너무 딥한 사랑을 주고받은 시간 속에서 난 갈등하고 있다.
다음 주 일주일 더 근무하고 생각해 봐야겠다.
병치료를 위해선 휴식이 1번이란다.
어제, 슬쩍 내가 학교에 안 오면 어떨 것 같냐고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아이들의 대답이 또 발목을 잡는다.
ㅡ선생님 안 오시면 전 전학 갈래요.
ㅡ전 차라리 감옥에 가는 편이 낫겠어요.
~~~~ 이런 사랑을 어찌 두고 떠날 까?
keyword
질병
23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오늘은 선물
소속
초등학교교사
직업
아티스트
신도시 8학군의 대표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일상에서 대한민국 교육의 해답을 찾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나눕니다.
구독자
72
구독
작가의 이전글
8. 14. 나는 완치되기로 결정했다
사모곡, 나의 사랑하는 엄마에게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