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선물로 행복한 종업식
2024년 3학년 아이들을 담임하면서 많이 행복했다.
어제는 아이들을 만난 지 189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제 다음 주 월요일이 되면 190일 마지막 날이다. 우리 반 아이들과 헤어진다.
아이들도 아쉬운지 상자 가득 선물을 담아왔다.
여자어린이 네 명이 고사리 손으로 준비한 이 선물 사진이 이 글을 보는 모든 이에게 행복한 성탄절 선물이 되어 주길 바란다.
우주 속의 하나뿐인 옥이샘이라니, 심쿵하다.
내 장점 16가지나 찾아낸 넌 누구니? 쑥스럽게 하고 기쁘게 한 16장 문장들.
33년 교직 인생에 9개 상을 한꺼번에 받다니 감격했다.
선생님이 잊을까 봐 추억하라는 1년 동안 함께한 것들을 적어 담아준 추억 상자.
우주의 단 한 사람 옥이샘, 아휴 이런 광활한 사랑을 어디서 받아 볼까나.
학부모가 아이 가방에서 발견한 동선 스케치. 그런 줄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선물 상자를 냉큼 받아버려 아이들 표정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청룡영화제 수상식보다 더 떨렸던 아이들이었을 텐데. 미안해서 다시 되감기를 하고 싶다.
너무 너무 감동 어린 표정과 글썽이는 눈으로 사랑스럽게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포옹했어야 했는데. 인생은 이렇듯 소나기처럼 선물을 한 아름 받고도 감사 인사는 쥐꼬리만큼 하고 후회할 때가 종종 아주 빈번하게 생긴다.
암투병 중인 친구에게 이 글을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 또 선물을 받았다.
아효 ~
넌 33년 살은 보람이
있다 옥아~
옥이 장점을
16개나 찾아준
제자의 글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고
싶다ㆍ
요 며칠 질기도록
우울한 날
네 글을 접하며
잔잔한 미소가
잔물결처럼 퍼진다
좋다ㆍ
올 한 해도 수고 많았어~
내년에도 멋진 옥이샘으로 기억되는
교사가 되었음 한다
가끔은 네모진 사각
모퉁이에서 외롭게
울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맘 써주는
스승도 되어보길 ~♡♡
친구말처럼 내년에는 외로운 누군가에게 더 따뜻한 내가 되려는 웅장하고 장엄한 그러나 실천하긴 어려운 일을 날마다 실천하는 옥이샘이 되려고 노력해야겠다.
나를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만들어 보내온 유솜이. 노래하며 울먹거렸다는 엄마의 전화도 고맙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