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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기획자의 AI 단편 영화 제작기

by egg fly


인생에 정기적으로 노잼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신기하게도 설렘을 주는 새로운 도전들이 시의적절하게 인생에 나타나주었습니다. 이번에 참가하게 된 KT AI PAN 공모전도 그러했는데요. 퇴근길에 본 강남역의 화려한 공모전 스크린 광고가 저를 강하게 매혹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그렇지만 씁쓸한 광탈을 맛본 첫 AI 단편 영화 제작기를 담아보았습니다.



AI 단편 영화 '나를 불러줘' (2025.08)
로그라인: 미지의 공간에 갇힌 평범한 청년이 그를 가둔 보이지 않는 의문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오로지 생각으로만 추적하는 숨바꼭질
AI 단편 영화 '나를 불러줘'



01. 어떤 AI 영상 생성 툴을 사용해야 할까?


우선 제가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은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아무리 잘 만든, 인정받은 AI 생성 영화라 하더라도 흔히 말하는 불쾌한 골짜기와 특유의 AI스러운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이 'AI 영화'라는 또 하나의 장르라면 모르겠지만, 저의 목표는 AI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단편 영화' 그 자체로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AI 영상 생성 툴의 리뷰 영상을 빠르게 살펴보고 또 일부 툴을 직접 체험해 보며, 최종적으로는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인물 연기를 보여준 'Hailuo AI'를 사용해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02. 무슨 내용을 담아야 할까?


'자연스러움'이 목표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복잡한 장소를 제어하려 하기보다 인물과 공간 구성을 최소화하되 긴장감 있게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로 기획했습니다. 또, 처음에는 스무고개 방식으로 주인공과 의문의 목소리가 대화를 하며 의문의 목소리가 누군지 맞춰나가는 전개를 생각했지만, 음성 연기의 한계로 과감히 주인공의 목소리는 제외하였습니다. 비록 AI 영화라기에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토리와 인물의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나름 담백한 AI 영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03. 어떻게 AI 영상을 제작해야 할까?


(1) 프롬프트 감잡기

대부분의 AI 영상 생성 툴은 요금제에 따른 할당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AI 이미지 생성 대비 영상 생성 단가가 더 비싼 편이기에 정해진 예산 안에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를 잘 작성해주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gpt나 gemini 같은 AI를 통해 프롬프트를 다듬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고, 독심술로 나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알잘딱깔센 AI 영상 생성 툴을 찾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모범 답안을 참고하여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도 있겠죠. DeeVid AI는 (*VEO 3을 검색했지만 광고로 잘못 접속하여 결제까지 하게 되며) 얼떨결에 체험을 해본 AI 툴 중에 하나인데요. 해당 서비스에서는 스크립트를 생성하고 스토리보드를 기획할 수 있는 'AI 디렉터'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승전결이 담긴 간단한 내용만 적어도 원하는 영상 길이에 맞춰 각 장면의 내용을 상세하게 다룬 스토리보드를 작성해 줍니다. 또, 이미지를 영상으로 생성할 때, 시각적인 표현 등을 최적화한 AI 프롬프트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DeeVid AI의 AI 디렉터를 참고하여 어떻게 프롬프트를 작성해야 할지 감을 잡으며 초안을 작성하였습니다.

tempImageh6DISo.heic AI 디렉터 / AI 프롬프트 (DeeVid AI)


(2) 다채로운 구도 활용하기

영상 전공자가 아닌 이상, 줌인/줌아웃 외에는 다양한 카메라 무빙을 알기 어려울 텐데요. Hailuo AI에서는 카메라 무빙의 샘플 영상을 보고 적합한 카메라 무빙 값을 쉽게 프롬프트에 삽입할 수 있습니다. 한 위치에 최대 3개의 기본 카메라 무빙을 직접 선택하거나 이들을 조합한 시네마틱 샷을 간단하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tempImagea6QyMm.heic 카메라 제어 (Hailuo AI)


(3) 일관성 부여하기

10초 이내 분량의 영상을 합쳐 스토리가 담긴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면과 캐릭터를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특히 일관성이 흐트러지면 'AI스러움'이 들통나곤 하죠. Hailuo AI에서는 'Subject Reference' 기능을 이용하여 참조 캐릭터의 이미지를 등록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해당 기능은 공모전 최소 기준인 1080P를 지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전 영상의 마지막 장면을 이미지로 저장하여 해당 이미지에 이어서 영상을 생성하도록 'Image to Video' 기능을 이용하였습니다. 6초짜리 영상을 이어 제작하였음에도 끊김 없이 장면이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었습니다. 또, 효과가 검증된 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전 장면의 내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프롬프트에 '이전 장면 참고' 내용과 이후 이어지는 장면의 내용을 작성하여 영상을 생성하였습니다.


dd.png Image to Video (Hailuo AI)



04. 제작 후기

Canva 등의 서비스로 단건의 AI 영상을 만들어 본 경험은 몇 번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2분 30초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6초짜리 영상 85개를 생성하여 제작하였으나 전반적인 영상 퀄리티나 중간중간 보이는 옥에 티 그리고 어쩔 수 없는 AI스러움은 아쉬운 것 같습니다. 이게 최선은 아닐 거야 하고 영상을 몇 차례 다시 생성하면 결국 이 프롬프트에는 이게 최선이었구나 하며 납득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이라면 동일한 프롬프트에도 근시일 내에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더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능력도 키우면 좋겠죠.



AI 단편 영화 '나를 불러줘'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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