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째
개인 블로그를 하고 있고,
브랜드 블로그를 하고 있으며,
브런치를 하고 있습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퇴사 이후에 개인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블로그 초반에 멋모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공개했습니다. 그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쓸 공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브런치에 도전했고, 글을 쓸 자격을 얻었지요.
다행스럽게 브런치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고요.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마음이지요.
짧지 않은 시간, 교직에 있으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직업을 즐기던 사람이, 자영업을 하면서, 그것도 생산 관련 일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떠들 수 있는 환경이 급격하게 줄었으니까요.
너무 갑자기, 너무 많은 환경이 바뀌었으니, 자칫하면 제가 먼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교직에 있으면서는 그렇게 진지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항상 재미난 에피소드를 찾고, 기억하고, 수업하면서 꼭 하나씩 이야기를 풀었거든요. 오죽하면 아이들 사이에서 별명이 “썰마왕”이었을까요?
그런데 블로그, 브런치를 하면서 느낀 건, 언어로 하는 말과, 문자로 하는 말 사이에 온도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저는, 문자로 하는 말에도 흥을 녹일 수 있을 만큼 유쾌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글을 쓰면서 어찌 그리 무거운 마음이 많고,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건지. 그런 아쉬움과 무거움이 결국 글의 색채를 더욱 어둡게 만들었지요.
무조건 쓰고 있어요.
두서없이 말이에요.
그렇게 쓰다가 보면, 언젠가는 무거움이 모두 털어지리라는 믿음에 말이지요. 그런데 아직인 것 같더라고요.
블로그, 브런치에 최근에 쓴 글을 훑어봤어요.
뭐가 그리 힘든 건지, 뭐가 그리 무거운 건지.
운전을 하다가 보면 그런 경우가 있지요.
엄청난 속도로 제 옆을 추월하던 차를 다음 신호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 말이에요.
사실,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아도 우리가 달려가는 속도는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자주 그 사실을 잊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조금 편하게 살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조금 여유롭게 살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뭐가 그리 진지하고,
뭐가 그리 심각한지.
계속 쓰면, 쓰고 또 쓰면,
그렇게 마음에 자리한 무거움이 표출되면,
그때는 조금 가볍고,
그때는 조금 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서 빨리 그 시기가 오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