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뜻밖의 소식이 찾아왔다. 한 단체로부터 신인문학상을 수여한다는 연락이었다. 시 부문이었다.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동시에, 내가 과연 받을 자격이 있나 하는 부끄러움도 함께 밀려왔다.
언제부터 내가 시를 쓰기 시작했지? 수상 소식에 기뻐하다가, 갑자기 브런치스토리를 만났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내 시를 세상에 처음 내보였던 곳, 조심스럽게 한 줄 한 줄 써내려갔던 곳이, 바로 브런치스토리였다.
그동안 브런치스토리에 남겼던 작품들과 수상작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나의 일상과 마음, 작은 기쁨과 슬픔이 담긴 시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내놓는 순간, 그 모든 과정이 브런치스토리 덕분임을 새삼 느꼈다.
브런치스토리는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준 곳이다. 그리고 나를 응원해준 작은 댓글 하나까지 모두가 내게 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향해 달려갈지 모르지만, 기록의 힘과 꾸준함의 힘을 믿는다.
책이 출간된 지금,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든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대견함을 느낀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시를 쓰고, 용기 내어 기록하고, 끝내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오랜만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남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