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세상은 하얀 마법에 잠식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림의 계절은 끝나고, 이 손은 단순한 '기다리는 손길'을 넘어, 그 자체가 겨울의 가장 섬세한 부분이 되어 버린 듯합니다. 손등 위로 피어난 섬세하고 투명한 눈 결정체 문양들은, 이 손이 얼마나 간절히 첫눈을 품고 싶어 했는지를 웅변합니다. 마치 얼음으로 빚어진 예술품처럼, 손은 더 이상 따스한 피부가 아니라 순수한 차가움 속의 아름다움으로 변모했습니다.
손이 닿아있는 전나무 가지 역시 새하얀 서리로 덮여, 겨울 왕국의 굳건한 왕관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발들은 이 손길을 축복하는 듯 반짝이며, 손과 나무가 완벽하게 조화된 겨울의 순간을 창조합니다.
우리가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은, 바로 이 손처럼 순수함 그 자체가 되고 싶어 하는 갈망일 것입니다. 온몸으로 겨울을 받아들여 얼음 꽃을 피워낸 이 손길은, 모든 것을 덮어 고요하게 만들 첫눈의 완벽한 초상화입니다.
따뜻함과 차가움, 삶과 정지의 경계가 모호해진 이 순간, 눈 결정으로 가득 찬 손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도 이 아름다운 침묵 속으로 들어올 준비가 되었나요?"
세상은 이미 하얀 도화지가 되었고, 이 손은 그 위에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새겨진 겨울 이야기의 첫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