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나의 가족이자 아들, 편지를 시작하며 먼저 사랑을 보낸다.
얼마 전까지도 '가족'이란 주제는 사실 엄마에게는 좀 껄끄러운 주제였어. 엄마는 네 외할머니랑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고 가족관계에서 불만이 많아 가족이란 게 뭐 그렇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잘못된 생각을 해왔지.
우리는 얼마 전에 한국에 3개월 다녀왔어. 그때 엄마가 너를 통해 본 외할머니는, 사랑이 충만한 심장을 간직한 채 네 앞에 서성거리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당황해하는 어린 소녀일 뿐이었어. 그때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단다. 사랑하지만 그 방법에 서툴렀을 뿐, 네가 위험에 빠질까 봐 하는 걱정이 조금은 높은 목소리로 나왔을 뿐. 그 사랑은 너를 향해 있었단다. 엄마에게도 향해 있었을 테고 지금도 향해 있겠지. 이를 보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이해와 용서를 보여줬단다. 그래도 할머니가 있어서 엄마는 안전하게 성장했고, 벽에 가로막혀있던 사랑을 어떻게 보는지 알게 되고, 너에게 어떻게 조건 없는 사랑을 쏟아부어줄까 알게 되었으니까. 우리는 가족을 통해 가장 큰 교훈을 깨닫는단다.
할머니도 잘 몰라서 그랬을 뿐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고. 엄마도 잘 몰라서 너를 불편한 게 있다면 엄마에게 얘기해 주고 용서해 주길, 그리고 용서를 구할 필요 없이 너에게 좋은 엄마이길 바라본다. 이런 연습의 반복으로 가족 안에서의 성장과 사랑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길 바라.
그리고 네가 결혼하고 너만의 가정을 꾸릴 때도 꼭 가슴에 새겨두렴. 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또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너의 사랑을 맘껏 표현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나가길. 엄마는 너의 능력을 믿는단다. I believe in you!
사랑을 담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