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득점 1위를 기록한 르브론 제임스. The king으로 불리는 농구선수. 역대급을 넘어 역사상 NO.1 Goat(Greatest of all time)에 오르려는 사나이. Goat 논란은 위대한 Kareem도 언급했듯이, 동시대에 여럿이 존재할 수 있고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2000년대 이후 농구 팬들 중, "기록이 최고다, 기록이 말해준다"는 식의 기록지상주의에 빠진 경우가 많아서 이어서 농구에 대해서 특히 NBA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NBA의 역사는 농구의 역사이고 농구 규칙의 변화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NBA의 역사를 몇 개의 대표적 규칙 변화와 함께 생각해 보고, 지금의 NBA 농구가 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르브론은 왜 만들어진 Goat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이 글은 해외 농구 관련 리포트들을 참고하여 작성됨)
1. 1979~80년 3점 슛의 도입
- 고득점 경기 및 공격위주 경기를 위한 가장 혁신적인 변화인 3점슛 라인이 도입됩니다. 3점 라인의 도입 초기에는 일부의 선수만이 활용했습니다. 또한, 3점 슛의 성공률에 기반한 기대득점이 낮고 팀 전술이 기존의 2점 위주(전 코트의 득점이 같았기 때문)였기에 각광받지 못했지만, 알다시피 2000년대 초반을 넘어가면서부터 폭발적인 3점 농구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 3점 농구는 누적스탯 개념에서 크게 3가지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첫 번째는 공격수의 공격 포제션 비 다득점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NBA 기존 한 쿼터의 최다득점자인 조지거빈(33점)은 클레이탐슨(37점, 3점슛 9개= 27점 포함)의 기록경신에 대해서, "그래도 내 기록은 깨지지 않은 것이다"는 뉘앙스의 코멘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상대적으로 높은 코트 위치(예 : 백코트 간)에서 패스 기회가 급증하게 되고, 어시스트가 이뤄지게 됩니다.(이것은 결과적으로 창의적/우수한 패서가 아니더라도 평균 이상의 패서라면 비교적 과거보다 손쉬운 어시스트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롱레인지 슈팅의 증가로 롱리바운드가 생기고 전통적인 페인트존 박스에 의한 로우포스트 리바운드보다 미들지역 리바운드가 증가하게 됩니다. (간혹 curry가 리바운드 9개~ 10개 잡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 3점 슛의 도입은 로우포스트의 '빅맨'위주 농구(90년대 이전)에서 과도기(90년 후반~ 2000년대 초반)를 거쳐 현재(2010년대 이후)의 극단적 '퍼리미터' 중심 플레이어 각광의 시대로 전환을 이끌어내는 가장 충격적인 변화 중 하나입니다.
- 과거에는 일부 선수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어시스트, 리바운드 동반 기록이 퍼리미터 지역 위주 플레이어에게 다발적으로 등장하는 계기도 시작은 3점 슛의 변화부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3점슛은 저를 비롯한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이 "원래 있던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1991년 프레그런트 파울의 시행, 95년 핸드체킹룰의 대대적 금지
- 79년, 공격적인 선수들의 스코어링을 돕기 위해 1차적으로 핸드체킹룰이 개정된 바 있으나, 95년도에는 MJ의 세계적 인기로 인한 퍼리미터 선수의 공격활성화 및 선수 보호 측면에서, 프레그런트 파울이 신설되고 추가로 핸드체킹의 심판이 보다 엄격해집니다.
- 이 두 가지 룰의 변화를 묶은 것은 현대농구를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MJ와 배드보이즈(디트로이트)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드라이브 인 과정에서 수많은 핸드체킹과 과도한 신체적 접촉을 동반하는 일명 "해킹(hack-일례로 샤킬오닐이 슛할 때 일단 몸을 잡고 끌어내리고 보는 전략, hack a shaq이 떠오르네요)"이 존재했습니다. 점프한 선수를 팔로 감거나, 목을 감아 찍어 누르는 행위도 일반 파울이 불리거나 (홈코트의 경우) 안 불리는 경우도 다반사였습니다.
- 퍼리미터 지역의 공격수가 드리블을 시도하기 전부터 몸에 대어진 손은 단순히 대고 있는 것이 아닌 공격수의 사이드 스텝의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사전에 예측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드리블을 해내고 인사이드로 들어오더라도 해킹을 동반한 강력한 차징수비는 상당한 어려움이었을 겁니다. 이 점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건 향후 NBA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 다만, 이 시기의 핸드체킹 금지는 심판의 판단에 대한 가이드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리그에 완전히 정착하지는 않은 시기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퍼리미터플레이어 중 MJ는 핸드체킹의 완전한 금지시대 이전에만 플레이했으며, Kobe는 핸드체킹 시기와 완전 금지시기를 관통하며 플레이했고, 르브론은 핸드체킹의 완전 금지 이후에만 플레이한 세대라고 이해하면 매우 쉽습니다.
3. 2002년 지역방어의 도입
- 기본적으로는 지역방어의 도입이라는 것이, 볼의 원활한 패싱과 흐름을 장려하는 제도입니다만, 당시 지역방어의 도입은 기본적 원인 외에도 MDE(Most dominant ever)로 불리는 샤킬오닐의 활약이 한몫을 했습니다. 1인 수비수로는 정상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웠던 샤킬오닐의 단시간 기준 역대 NO.1 퍼포먼스는 지역방어의 NBA 도입을 앞당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다만, 수비자 3초로 인해 지역방어를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특히 운동능력이 뛰어난 퍼리미터 지역의 윙맨들을 수비하기에 지역방어는 쉽게 공략당하기 쉬워 잘 쓰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역방어가 도입된 2000년대 초반에는 일리걸 디펜스를 무력화하는 수비가 가능한 점에 추가로 아직 남아있는 핸드체킹 등 피지컬 수비의 존재로 인하여 로우 및 미들포스트 지역의 공격작업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 기존의 맨투맨 위주 수비 하 로우/미들 포스트 지역의 공격 우위 -> 샤크 등장 -> 지역방어 시작 -> 로우포스트 지역의 기대득점 감소 -> 리그 페이스 둔화 및 득점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된 것이죠. 해결책은 뭘까요?
4. 2005년 핸드체킹의 전격적 금지
- 이제는 막힌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리고 조던이 없는 NBA의 포스트 조던 시기를 이끌어갈 코비와 같은 퍼리미터 플레이어를 띄워 공격농구의 부활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이라는 르브론도 등장하게 되죠.
※ 르브론의 플레이 스타일과 기술적 완성도는 향후 기회가 되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핸드체킹의 엄격한 금지는 이제는 퍼리미터 지역에서 수비수가 공격수의 실린더를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했습니다. 손을 대는 것은 물론 불가능했죠. 이 것은 퍼리미터 지역의 페이스 업 플레이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하프코트 세트 오펜스 환경에서도 공격수는 언제나 수비수보다 한걸음 먼저 움직일 수 있고 속도를 붙일 수 있습니다. 수비수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엄청나게 빠른 사이드, 백스텝으로 공격수의 진로를 최대한 따라가며 방어하는 것뿐이었죠. (사실상 디플렉션 수비나 진로에 대한 차단 외에는 1인 수비가 쉽지 않게 됩니다)
- 2005년의 핸드체킹의 금지는 지금의 NBA를 있게 한 3점슛에 버금가는 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핸드체킹의 1차적 단상만을 가지고, 있으나 없으나 지금 농구가 덜 힘든 것은 아니다는 것에 포인트를 맞춥니다만, 핸드체킹은 수비수의 발목 위의 신체적 움직임을 모두 제한해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동일 비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동시대의 농구는 모두 나름의 어려움이 있죠. 단, 적어도 퍼리미터 지역의 공격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수월해진 것은 분명합니다)
- 이 결과는 매우 폭발적입니다. 넓어진 스페이싱에서 공격수와 수비수는 항상 1발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게 되고 더 손쉬운 드라이브인이 가능하게 됩니다. 드라이브인 슛 또는 외곽 패스의 플레이는 익히 본 요즘 NBA의 경기 패턴입니다. 이것은 SF~C 포지션의 플러스사이즈 선수의 퍼리미터 플레이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90도로 돌아가야 하는 길이 45도 각도가 되면 가속은 더 쉽습니다)
※ 핸드체킹과 관련된 퍼리미터 지역의 변화는 다음 글에서 아주 짧게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5. 맺음 : NBA는 퍼스트 스텝의 시대에서 피니쉬의 시대로
- NBA는 미국 프로 스포츠 중에서 특징적 세계화를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연고 위주의 팀스포츠인 농구경기를 '선수'위주의 스포츠로 마케팅할 수 있었고, NBA의 폭발적 수익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죠. (프로팀이 세계화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손흥민의 토트넘을 좋아하고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세계화는 선수중심입니다)
- 그 시작은 MJ라는 슈퍼스타의 등장이고 그가 만드는 퍼리미터 지역의 예술적 움직임과 득점이 이었습니다. 빅맨 위주의 농구가 아닌 퍼리미터 플레이어의 환상적 움직임과 고득점은 NBA에게 신세계를 보여준 것이겠죠. (빅맨 위주의 농구판에서 퍼리미터 플레이어가 MVP를 타고, 고득점을 하고 챔피언십을 가져가는 상황은 환상적이었고 농구를 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습니다)
- 퍼리미터 플레이어를 키워야 농구를 보는 재미가 늘어난다는 대전제 속에서 코비에 이어 르브론이 등장했지만, 이 들을 더 높은 지점에 올리기 위해서는 그 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필요했겠죠. 그 결과, 리그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 (자석의 같은 극처럼) 항상 적정 공간을 보장했고, 이것은 퍼스트 스텝의 시대에서 피니쉬의 시대로 전환시킴을 의미합니다.
NBA 퍼리미터 플레이어를 살리려는 행위는 아이러니하게도 MJ나 코비의 퍼스트 스텝의 역동성/차별성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강력한 수비를 벗겨내기 위한 엄청난 초기 무브가 사리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았을까요?
- 공격수와 수비수의 공간, 3점 슛의 비중증가로 인한 공간, 그 공간 들 사이로 비교적 손쉽게 오고 가는 선수들과 패스 들. 그 공의 궤적의 마지막에 던져지는 슛이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제는 그것만이 유일한 관심사인 리그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농구의 매력은 골에도 있지만, 골을 만드는 공격수의 아름답고 유연한 몸의 움직임에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오늘도 그 공간들 사이에서 현란한 크로스 오버와 백스텝, 비하인드 드리블이 튕겨지고 있습니다. 왠지 공허하게 코트를 때리는 것만 같은 건, 과거 농구에 대한 향수 때문 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르브론은 Goat로 인정할만합니다. 다만, 만들어진 Goat라고 불러야 정확할 듯합니다. (르브론으로 인해 또는 르브론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룰은 존재하지 않죠. 트레블링콜 ? 농담입니다.)
**게더스텝의 적극용인과 그로 인한 트레블링콜의 소프트함은 공식적 룰변화가 아니므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매우'' 엄청난 파급효과이긴 합니다(특히 르브론등 플러스사이즈 퍼리미터 플레이어에게 유리. 이제는 빅맨 사이즈의 선수가 (발을 끌어도 유로스텝인가 싶은 스텝으로) 하프코트 드라이브인을 하는 (제게는) 엽기적인 모습까지 나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