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반쯤 감긴 눈으로 X에 들어가 오하아사를 확인한다.
일본의 아침 방송 프로그램 오하요 아사히데스(おはよう朝日で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그냥 별자리 운세 부르는 또 다른 말이 오하아사가 된 것 같다.
물고기자리가 몇 위에 있는지 찾는 일이 루틴이 되기까지 했지만, 사실 오하아사가 들어맞았던 기억은 손에 꼽는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내 운세는 최고조이지만 중요한 포지션을 맡게 될 일조차 일어나지 않았으며 노력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듣지도 못했다.
애초에 전 세계의 물고기자리가 똑같은 하루를 살아간다는 전제부터 그다지 믿음직스럽진 못하다.
그런데도 나는 괜히 오렌지색 아이템을 걸치며 괜히 기대한다.
오하아사에 잔뜩 영향을 받는 나. 도대체 왜..?
정확히 말하면 오하아사에 영향을 받기보다 내가 오하아사에 맞춰서 행동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상위권에 랭크 한 날 나는 운세에 기대어 좀 더 자신감 있게 행동한다.
하위권인 날은 불안함 마음을 갖고 하루를 시작하거나 조금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운세 탓을 하곤 한다.
결국 오하아사가 내 하루의 마음가짐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하루는 정해진 운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는 대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정말 다행이게도, 우린 24시간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거지.
생각해 보면 우리는 저마다의 오하아사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그렇고, 누군가는 아침에 개는 이불이 그렇다.
별자리 운세든, 한 잔의 커피든, 혹은 어떤 습관이든 결국 중요한 건
그 작은 의식이 하루를 이끌어주는 힘이 된다는 사실이다.
별이 내 운명을 정해주는 게 아니라, 별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하루를 바꾼다.
결국 오늘의 운세는 오하아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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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