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하이브의 신인 아이돌, 코르티스의 음악에 푹 빠져 있다. 청량하면서도 기분을 환기시키는 그들의 노래는, 가사 속 표현처럼 정말로 “새벽 배송처럼 fresh” 했다.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코르티스가 된 건 그래서다.
그런데 처음 코르티스를 봤을 때부터, 그리고 네다섯 번째 영상을 지켜볼 때까지도 내 시선을 붙잡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리더 마틴. 190cm가 넘는 큰 키, 한국 아이돌에서 흔히 보던 얼굴과는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 그는 첫인상만으로도 낯설게 다가왔다. ‘이 사람이 과연 아이돌 그룹과 잘 어울릴까?’ 처음엔 그런 의문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마틴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같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침착하게 말하고, 상황을 차분하게 이끄는 모습. 실시간 방송에서 다른 멤버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했을 때는 재치 있게 속뜻을 풀어주며 분위기를 매끄럽게 정리하는 모습. 그 순간마다 나는 ‘리더다운 무게감’이라는 게 무엇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며 문득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해 버린 건 나였으니까. 어쩌면 나는 내가 가진 ‘아이돌의 전형성’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건 아닐까. 마틴을 알아갈수록, 그 낯섦은 결코 부족함이 아니라 팀의 중심을 지탱하는 힘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코르티스라는 팀이 다르게 보였다. 마틴의 올곧은 눈빛이 팀 전체의 자연스러움으로 번져 나가는 것 같았다. 신인이면서도 서로를 편안하게 묶어내는 합, 꾸며내지 않은 듯 흐르는 무대 위의 공기. 그것은 요란한 화려함보다 오래 남는 여운을 만들었다.
나는 이제 마틴을, 그리고 코르티스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 눈빛 그대로 오래오래 무대에 서서, 그들만의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주기를 바란다. 내게는 그 모습이야말로 코르티스의 가장 큰 매력이고, 내가 이 팀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지금의 그 올곧은 눈빛으로 오래오래 좋아하고 잘하는 음악을 우리에게 들려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