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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예린, 사랑을 노래하는 법

by 애카이브

백예린의 노래를 듣다 보면, 사랑이란 결코 한 가지 얼굴만을 가진 감정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는 사랑을 찬란한 시작으로만 노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끝자락의 고요함, 다가가지 못한 마음의 떨림, 그리고 사라진 뒤에도 남는 온도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그의 목소리는 사랑의 언어를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전한다. 설레는 감정보다 진심이 먼저 들리고, 슬픔 속에서도 따뜻함이 남는다. 어떤 노래에서는 ‘사랑한다’는 말 대신, 사랑이란 결국 ‘이해하려는 마음’ 임을 조용히 들려준다. 그래서 그의 곡을 듣는 일은, 누군가를 향한 감정뿐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사랑은 때로 잃음의 형태로 다가온다. 백예린의 음성은 그런 순간에도 위로의 손길처럼 다가온다. 이별을 노래하면서도 미련이나 분노보다 ‘그럼에도 사랑이었다’는 마음이 남는다. 그의 노래 속 사랑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이, 우리가 진짜로 사랑했던 순간의 솔직함을 닮았다.


결국 백예린이 그려내는 사랑은 ‘끝’이 아닌 ‘흔적’의 이야기다. 노래 한 곡이 끝나고도 여운이 남는 이유는, 그가 노래한 감정이 단지 로맨스의 한 장면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랑은 우리가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상처 위에 조용히 내려앉아 마음을 다독인다. 그렇게 백예린은 오늘도, 사랑을 가장 아름답게 불완전한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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