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생각 한 줄>
"긴 삶은 축복이지만, 깊은 삶은 선택이며 태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요즘 한 가지 사실을 자주 떠올린다. “운이 좋으면 120살까지 살 수 있는 시대.” 이 말은 축복이자 또 하나의 숙제처럼 다가온다. 길어진 생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을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되었다.
나는 36년 동안 소방관으로 살았다. 불길과 연기 사이에서 생명을 붙잡는 일이 일상이었다. 때로는 죽음의 그림자와 맞닿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통과한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졌다. 퇴직 후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어쩌면 그 순간이야말로 내 인생의 또 다른 구조 활동이었음을 깨달았다.
60을 넘긴 지금, 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읽고 쓰는 일은 내 삶의 중심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전보다 더 깊이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쓰며 여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상처를 다독였고, 뇌출혈로 죽음의 문턱을 넘었던 기억도 문장 속에서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쓰는 시간은 아픈 마음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순간이었다. 한 문장을 고치고, 한 줄을 더하고, 그렇게 나는 다시 살아가는 힘을 얻었다.
읽고 쓰는 일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삶의 조각을 내 안에서 다시 살아보는 일이다. 책 한 권이 내 생각을 바꾸고, 한 문장이 내 하루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읽고, 매일 쓴다. 문장 하나라도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순간이 찾아온다. 따뜻한 댓글 한 줄이 나를 다시 일으키기도 하고, 내 글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날도 있다. 이런 경험들은 나를 다시 일으키는 조용한 힘이 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읽고, 쓰고, 나누려 한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인생의 세 번째 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 더 깊은 확신이 생겼다. 사람은 누구나 두 번째 탄생을 살아야 하고, 그 탄생은 대개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젊은 날의 꿈이 ‘무엇이 될 것인가’였다면, 성숙한 시절의 꿈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지난 시간보다 더 내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누구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세운 가치로.
나는 소방관으로 살며 수많은 사람의 마지막을 보았다. 그 경험이 내게 가르쳐준 건 단 하나다. 삶은 결국,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가 전부라는 사실이었다. 남은 생을 길게만 살려 하지 않고,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그 깊이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그 따뜻함이 누군가의 하루를 밝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하루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다.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냈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아침이면 한 줄의 다짐을 적고, 저녁이면 하루의 온도를 기록한다. 살아보니 사람을 바꾸는 건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조용한 사색, 꾸준한 기록, 그리고 작은 실천들이다. 글을 쓰며 나는 나를 다시 세우고, 책을 읽으며 나는 세상을 다시 배운다.
그리고 점점 더 분명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더 멀리 가기보다 더 깊게 가는 삶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오늘도 그 답을 문장 속에서 찾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독자 여러분도 자신만의 빛을 발견하시길 바란다.
나는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에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더 잘할 수 있었을까’라는 아쉬움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들조차 나를 이 자리까지 데려온 소중한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후회보다 감사가 많아지고, 완벽함보다 진정성이 더 큰 힘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또한 새로운 관계들을 대하는 방식도 변했다. 젊을 때는 사람을 얻기 위해 애를 썼지만, 지금은 마음이 닿는 이들과 깊이 이어지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수많은 인연보다 단단한 한 사람의 위로가 더 큰 빛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글을 통해 만나는 독자 한 분 한 분이 나에게는 소중한 인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 하나를 늦은 나이에 배웠다.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 ‘이어달리기’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앞서 달린 길을 책으로 배우고, 내가 걸어온 길은 글로 남겨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다. 그렇게 서로의 삶이 서로에게 빛이 되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믿게 되었다.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인생의 길이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가 우리를 완성시킨다. 오늘 읽은 한 문장, 오늘 써 내려간 한 줄이 내일의 여러분을 바꿀 것이다. 당신의 내일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이웃의 공감 댓글>
읽고 쓰고 나누는 삶, 그 한 문장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나를 바라보게 되고, 글을 읽는 동안에는 글쓴이의 삶을 느낄 수 있지요. 그것이 글의 힘이고, 글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더 글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글과 친해지고 싶어집니다. 조금 부족해도, 조금 느려도 매일의 시간이 쌓이면 저도 그 문장 속에서 마음을 밝히는 진정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작가님의 글에서 그런 마음이 유난히 더 깊어졌습니다.
<작가의 답글>
따뜻한 공감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글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이의 삶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지요. 조금 부족해도, 조금 느려도 꾸준히 쌓아가는 시간이 결국 진짜 작가로 만들어 준다고 믿습니다. 오늘 제 글에서 그런 마음을 느끼셨다니 저 또한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함께 글의 길을 걸어가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이 되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응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작가노트>
이 글은 인생의 긴 시간을 돌아보며,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을 때 쓰게 되었다.
지나온 길을 정리하고, 남은 시간을 더 깊고 따뜻하게 살고자 다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