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처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몰랐다

by 해방년


“너, 말 타본 적 있냐?”

없다고 하자, “자전거는?”

자전거도 탈 줄 모른다니까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툭 뱉었다, “그럼, 내가 첨이 아니네.”

나는 너무 아파서 몸을 동그랗게 접은 채, 아프다는 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이를 당다물고 버티느라, “내가 첨이 아니네”라니, 따져 묻고 말고할 형편이 못되었다. 그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그 날 이후 30여 년 동안 상관한 남자가 넷이었으나 나는 그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오르가슴을 체감하지

못했다. 매 번 귓속에서 시작하는 “내가 첨이 아니네”가 전신을 휩쓰는 통에 상대방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쑈’를 했을 뿐이었다.


지난 주말, “성직자가 세 살 백이 여아 성폭행하다”라는 해외토픽이 벼락처럼 나를 50여년 전 어느 여름 한낮으로 순간이동시켰다.


그랬다, 친척 오빠가 놀러온 날, 평소에도 나를 예뻐해주던 그 오빠는 내 손을 잡고 마당 한 구석으로 갔다.그러고는 . . . 무릎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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