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발견한 상처

예상치 못하게 들은 소식들

by 모인

발에 상처가 하나 났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상처 하나. 알기 전엔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알고 나니 갑자기 신경 쓰이고 간지러운 상처 하나.


내가 모르는 사이 나에게 있던 상처들이 얼마나 많을까. 상처라고 생각하기 전에는 받았는지도 모르는 상처들이 인식하고 나면 갑자기 느껴져서 갑자기 나를 아프게 만드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잘 넘겼다고 딱지가 앉았다고, 새살이 차올랐다고 생각했던 일조차도 아직 낫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어서 나를 알게 모르게 아프게 하던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면 이 상처를 내가 알아채는 게 좋은 걸까 아니면 모르는 채로 놔두는 게 좋은 건가.


왜 어떤 상처는 흉터로 남고 어떤 상처는 말끔히 새살이 차오를까. 그 상처가 흉터가 될지 새살로 덮일지는 어떤 것이 결정하는 걸까.

오늘도 손톱 옆에 자꾸만 거슬리는 살점을 뜯어냈다. 피가 나고 손에 물이 닿을 때마다 따가웠다. 그렇지만 마음은 개운해지고 더 이상 그 살점이 거슬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혼자 만족했다. 내 손으로 상처를 냈지만 아픈데도 신경 쓰이지 않는 상처도 있다.


알아서 아프지 않은 상처도 있다. 아니까 감내하고 후련해 할 수 있는 상처도 있다.


/


시간이 많이 흘렀다. 벌써 일 년이나 되었다.

일 년 전, 너무 짧은 시간에 내가 가까이 지내던 두 명의 사람이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그들 모두 나를 향해 화살을 겨눴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난 위축되었다.

사실 나의 잘못도 그들의 잘못도 너무 명확했다.

나의 잘못된 점을 내가 깨닫는 것은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단 훨씬 쉬웠다. 오히려 그 두 사람 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내 잘못을 지적하고 할퀴지 않았기에 더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잘못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잘못을 저지른 나를 자책했다. 그 누구도 나를 공격하지 않았지만 난 나 스스로 내 행동을, 내 생각을 견디지 못해 했고 나 스스로에게 상처를 줬다. 그들의 잘못도 그 당시의 나에겐 나의 잘못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 생각하며 그 누구보다 나를 공격하는 데 힘썼다.


시간이 지날수록 난 나의 공격에 무뎌졌고 더 이상 그 공격에 간지러워하지도 않게 될 즈음, 그 둘의 소식을 들었다.

목표를 향해 엄청난 열정을 뿜어내던 그 사람은 그 목표에 도달하지도 못하고 시작점보다도 뒤쳐졌다. 누구보다 확실하던 그 사람은 자신도 믿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얻었단다.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이렇게도 찜찜한 건, 나를 매몰차게 돌아서던 그들에게 아직도 삐져있는, 화나있는 나를 마주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향한 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그때, 내가 나 스스로에게 했던 모든 공격이, 받은 상처들이, 남은 흉터가, 지금은 아프지 않지만 그때의 나를 아프게 했다는 사실이 흉터를 볼 때마다 불쑥 떠올라서. 그들이 밉지만 그리워서. 아직도 낫지 않은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간지러워져서.


그들의 소식을 듣지 않는 게 좋았을까. 그저 궁금해하기만 하는 것이 좋았을까.


매거진의 이전글인연ㅣPr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