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나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드넓은 하늘에
자그마한 점 하나가
덩그러니 찍혔으니 말이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
한동안 휴대전화를 들여다본 탓에
눈이 많이 피로했거든.
착각이라 생각했지, 뭐야.
그런데 말이지,
그 자그마한 점이 자라기 시작했어.
시간을 타고,
햇빛을 벗 삼아,
바람에 몸을 실어 이리저리 다니더니
어느새 덩치를 불리더라고.
그러더니 어느 순간,
하늘의 절반을 삼켜 버린 거야.
마치
마음속 욕심처럼 말이지.
신경 쓰지 않으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더 눈길이 가고,
내버려 두면 나아질까 했는데…
점점
내 마음을 닮아 가는 거야.
어쩌면
그 점이 삼킨 건
처음부터 하늘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몰라.
너를 생각하면
커지는 내 마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