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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바흐, AT&T, 필립스의 크리에이티브 전략

CREATIVE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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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png 출처: Marketing Moments 유튜브 채널

DIY를 통해 마음의 봄을 깨우고지 한 혼바흐의 광고

독일 DIY 시장은 건축 자재, 조명, 정원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며, 대형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2025년 시장 규모는 약 592억 달러로, 2029년까지 연평균 2.9% 성장이 예상된다. 독일에서 DIY는 개인의 취향과 자율성을 드러내는 활동으로, 제작과 변형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며, ‘Maker Faire Hannover’와 같은 축제를 통해 공동 창작과 아이디어 교류의 장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혼바흐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DIY 전문 소매업체로, 9개국 172개 매장을 통해 신뢰도 높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24년 고객 만족도 조사 1위를 기록했으며, 단순한 판매를 넘어 ‘프로젝트’ 단위의 구매 경험을 설계해 소비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감각적인 광고로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국제 광고제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혼바흐는 체험 중심의 오프라인 전략과 신중한 출점 정책으로 2024년 97개 매장, 15.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전자상거래를 확대하는 경쟁사들에 비해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유럽 DIY 시장의 온라인 비중은 2024년 17%에서 2026년 34%까지 확대될 전망이며, IKEA와 Leroy Merlin이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혼바흐는 겨울철 소비 침체기를 극복하고 오프라인 유입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봄 ‘정서적 회복’을 테마로 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 심리를 환기시키고 있다.


Hornbach의 광고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

계절 서사 구조를 설계하고 감각적 연상 작용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강화

광고는 어둡고 정적인 겨울 실내에서 시작해 장난감 트럭의 등장과 함께 색감, 음악, 움직임이 변화하며 감각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봄과 정서적 전환을 떠올리게 되며, 밝은 자연광과 인물의 자유로운 움직임은 해방감과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광고는 이러한 계절 서사를 통해 DIY가 봄철 정서 회복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영화의 오마주적 연출을 통한 광고의 문화적 맥락 강화하여 인물의 감정 효과적으로 전달

군중이 장난감 트럭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좀비 영화의 오마주로, 광고에 유머와 상징성을 더한다. 과장된 달리 샷과 하이앵글 롱숏은 집단의 폭발적 움직임을 시각화하며, 봄에 대한 갈망과 창작 욕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연출은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문화적 코드와 감정적 결핍을 연결해 DIY에 대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복고적 사운드를 삽입하고 긍정적인 향수 효과를 유도하여 브랜드에 대한 따뜻한 정서적 유대감 형성

광고는 아이스크림 트럭 멜로디, 코끼리 소리, 만화 효과음 등 복고적 사운드를 활용해 유년기의 감각을 자극하고, 관객이 일상의 피로에서 잠시 벗어나도록 유도한다. 혼바흐는 이러한 사운드를 통해 소비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자연스럽게 좁히면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백라이팅 기법을 활용하고 정서적 전환점 설계하여 서사의 감정적 몰입을 극대화

어두운 실내에서 밝은 외부를 바라보는 장면은 후면 구도와 백라이팅을 활용해 인물을 실루엣으로 표현한다. 이는 표정 없이도 공간 대비와 빛의 흐름으로 감정의 변화를 유추하게 하며, 내부의 어둠과 외부의 빛 사이에 놓인 인물은 감정의 열림과 세상과의 재연결을 상징한다. 이 연출은 광고의 핵심 메시지인 정서적 전환을 은유적으로 강조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Promotion

그림2.png 출처: Juan Arboleda

기술 중심 한계를 뛰어넘고자 일상의 피로에 공감한 AT&T Business의 프로모션

미국 통신 시장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직접 보유한 대형 사업자 중심의 수직 통합 구조로 운영되며, 높은 진입 장벽과 인프라 기반 경쟁이 특징이다. 디지털 전환과 원격근무 확산에 따라 통신사는 단순 인프라 제공자를 넘어 보안, 클라우드, 협업 도구를 아우르는 B2B 통합 솔루션 파트너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으며, 시장은 연평균 2.2%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때 AT&T Business는 통합 솔루션과 5G 기반 신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규모의 기업 고객을 지원하며, 기업 맞춤형 기술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출시한 ‘Internet Air for Business’는 유선 설치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에 적합한 5G 고정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2022년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보안 우려와 기술 중심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인해 정서적 유대 형성과 브랜드 신뢰 측면에서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2023년 미국 기업의 9%가 본사를 이전하면서, 유동적인 공간 운영 확산과 빠르고 유연한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종사자 55%가 수면 부족 등 과중한 업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들은 일상의 피로를 다룬 콘텐츠에 더 큰 정서적 공감을 보인다. 이에 따라 실용성과 함께 정서적 공감을 유도하는 전략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AT&T Business는 어떻게 유동적인 업무 환경과 스타트업의 피로로 정서적 공감을 형성했을까?

AT&T Business는 스타트업의 일상적 어려움에 공감하며, 가상의 수면용 베개 브랜드 ‘Rainn’을 중심으로 한 시트콤 형식의 단편 영상 캠페인 Sleep with Rain을 선보였다. 실제 광고처럼 제작된 콘텐츠와 함께, 홈페이지 웹사이트 및 LinkedIn을 통해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고, 등장인물이 직접 녹음한 ASMR 수면 유도 사운드도 Spotify에 업로드했다.


타깃에게 친숙한 캐릭터 활용해 브랜드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 강화

AT&T Business는 ‘Sleep With Rain’ 캠페인에서 가상의 수면 스타트업 ‘Rainn’을 설정하고, 시트콤 The Office 출연진을 주요 인물로 등장시킨다. The Office는 서툴지만, 인간적인 직장인의 일상을 그려 스타트업 종사자들과 깊은 공감을 형성해 온 작품이다. 캠페인은 이들이 AT&T 기술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을 자연스럽게 강화한다.


다채널 브랜드 전략을 통해 가상 브랜드 콘텐츠에 현실성을 부각하여 긍정적인 브랜드 인식 확산

프로모션은 가상의 베개 제조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듯한 설정을 통해 사용자 몰입을 유도한다. AT&T Business는 LinkedIn 계정 운영을 통해 현실성을 높이고, 자사만의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단순한 통신사를 넘어 성장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 인식이 자연스럽게 확산된다.


자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산업 분야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친근감과 잠재 고객과의 접점 확대

AT&T Business는 수면 유도용 플레이리스트를 Spotify에 업로드해, 수면·힐링 콘텐츠와 같은 비업무 영역을 활용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 일상 속 자연스러운 접점을 만든다. 이러한 오디오 콘텐츠는 비업무 시간대에 소비되며 감정적 친밀감을 형성하고, AT&T는 이를 통해 기술을 넘어 관계 중심의 브랜드 경험을 확장한다.



Creative Idea

그림3.png 출처: LLLLITL 유튜브 채널

리퍼브 제품 판매를 통해 전자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Philips의 캠페인

독일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유럽 최대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로, 전자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고 사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기대도 크다. 2025년 시장 규모는 약 145조 6,000억 원으로 예상되며, EU 소비자 보호법에 따라 제품 하자 시 빠른 교환 및 환불이 일상적이다. 한편, 전자제품 교체 주기 단축과 함께 폐기물 문제가 심화되며, EU는 생산자 책임을 강화한 EPR 제도와 재활용 중심의 순환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헬스케어 전자기기 제조 회사인 필립스는 의료기기 리퍼브 (사용되었던 기기를 정비·보완해 새 제품처럼 다시 판매하는 재제조 제품)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실천해 왔지만, 제품 활용이 의료 분야에 국한되며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필립스는 1990년대부터 MRI·CT 등 고가 장비를 친환경적으로 재제조해 왔으나, 이는 주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B2B 영역에 머물렀다. 그러나 수면 치료기 리콜 사태와 비공식 중고 시장의 확산으로 브랜드 신뢰와 수익 구조에 위기가 불거졌고, 필립스는 보증 없는 중고 제품 거래로 인한 소비자 불만과 수익 회수 차단, 브랜드 통제력 약화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필립스는 독일 시장을 타깃으로 2023년 6월 ‘Refurb Editions’ 서비스를 도입했다. 의료기기 중심의 리퍼브 유통을 가전 분야까지 확대하고,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강화했으며, 신제품과 동일한 품질 및 보증 기준을 적용해 합리적 가격에 신뢰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고 친환경 소비 인식이 높은 독일은, 리퍼브 제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브랜드 론칭에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됐다.


Philips의 <Better Than New> 캠페인

필립스는 온라인 제품 교환으로 발생되는 전자폐기물 문제를 활용하며 리퍼브 제품의 판매 소식을 알렸다. 광장에서 AR로 보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게 연출했다. 이처럼 AR 기술과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리퍼브 제품에 대한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제시했다.


리퍼브 제품에 상징적 마크를 부여하여 재정의된 소비 행위의 가치를 제시하고, 친환경 소비 참여를 유도했다

필립스는 반품된 모든 제품을 리퍼브 해 재판매하며, 중고 제품을 기피하는 전자업계의 관행과 차별화된 선택을 했다. 리퍼브 제품에는 핑크색 Refurb 마크를 부착해 이를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소비의 상징으로 제시하고, 소비자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필립스는 책임 있는 제품 순환과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AR을 활용해 환경 메시지의 심각성을 소비자의 현실과 연결시켜 자발적 공감과 행동 변화 유도

필립스는 전자 폐기물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AR 화면 속 폐기물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시각화해 시기적 상징성과 소비 행동을 연결했다. 선물 교환이라는 문화적 맥락을 활용해 기쁨의 순간이 과잉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AR 기술을 감정적 스토리텔링에 접목시켜 환경 문제에 대한 개인의 공감과 자발적 행동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했다.


아트 그룹 TOILETPAPER와 협업해 전자폐기물 문제를 20세기 광고를 활용해 재해석함으로써, 예술 문화와 리퍼브 제품의 접점 강화

필립스는 아트 그룹 TOILETPAPER와 협업해 전자폐기물 문제를 레트로 퓨처리즘 감성으로 시각화하고, 리퍼브 제품에 창의적 이미지를 입혔다. 이를 통해 ‘낡고 저렴하다’는 인식을 스타일리시한 소비로 전환시키며, 환경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내 소비자 감수성과의 접점을 형성했다. 특히 TOILETPAPER는 필립스의 20세기 중반 광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함으로써 필립스는 예술성과 지속 가능성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재정립했다.



감정, 환경, 일상에 공감한 크리에이티브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더 깊고 진정성 있는 연결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정연호

thomasc019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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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전글물처럼 유연한 도시, 리퀴드폴리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