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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엔셀, CDMO와 신약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다

CASE TRACKING

이 케이스트래킹은 ‘이엔셀’이 바이오의약품 CDMO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부상하는 상황 속, 기술적 역량과 조직 내 효율성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담은 케이스 트래킹입니다.


2024년 8월, 이엔셀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간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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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즈니스 포스트)


제약산업은 어떤 산업일까?


제약산업은 의약품의 연구개발부터 유통까지 포괄하는 첨단 부가가치 산업이며, 높은 R&D 비용과 전문성을 지니는 규제산업이다. 이때,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은 일정 기간 특허의 보호를 받지만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면서 리스크가 발생한다. 이러한 제약산업의 밸류체인은 연구, 개발, 생산, 판매의 4단계로, 각각의 단계마다 필요한 시설과 설비의 차이로 인해 전 과정을 하나의 기업에서 담당하는 것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각 단계를 전문 기업에 의뢰하는 위탁사업이 발달하였으며, 이러한 위탁사업은 밸류체인에 따라 위탁개발(CDO), 임상시험수탁(CRO), 위탁생산(CMO), 영업판매대행(CSO)로 분류된다. 대형 제약사는 이러한 위탁 서비스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신약개발을 진행하며, 위탁 서비스 제공 기업은 고객 수요가 많은 CDO, CMO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이러한 제약산업에서 제약사는 신약 판매로 발생하는 매출이 주 수입원이며, 위탁서비스 제공 기업은 CDO, CMO 수익이 주 수입원이다. 한편, 제약산업에서 개발 및 생산하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크게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한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을 말하며, 만성질환, 희귀질환에 대한 표적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러한 바이오의약품은 현재 제약업계에서 만성질환 의약품 시장의 포화와 희귀질환의 미충족 의료 수요 증가로 인해 부상하고 있으며, 정부는 규제 개선 및 지원을 통해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 환경을 조성하였고,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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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 Images)


고도화되는 제약업계, 이엔셀은 어떻게 나아가야할까?


위탁개발생산 퉁합 솔루션 CDMO의 성장

의약품 시장 내 무게중심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동하면서 개발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의 제약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 고도화 상황 속, 바이오제약 기업 중 1회성 단기계약 중심의 CDO는 낮은 수익성이, 단순 제조에만 집중하는 CMO의 기술 경쟁력 약화가 한계점으로 부각되었다. 따라서 기존 CDO와 CMO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모델인 CDMO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CDMO는 고객사 입장에서 리스크, 생산 비용 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R&D 분야 집중을 가능하게 하며, CDMO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는 자사의 경영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라이트 쇼어링 전략을 채택해 CDMO를 적극 활용하였으며, 국내 바이오제약 대기업은 거대 자본을 기반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소품종 대량생산에 집중한 CDMO 사업 분야로 진출하였다. 반면, 중소기업은 기술의 전문성, 집약도가 높은 첨단 바이오의약품 다품종 소량 생산 CDMO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희귀의약품 분야 진출 필요성

희귀의약품은 희귀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국가기관의 심사를 거쳐 지정되며, 빠르게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모달리티는 기존 약물 중심 치료법을 넘어선 플랫폼 신기술로 희귀질환 표적 치료에 적합하여 치료제 개발에 활용된다. 한편, 국내 제약 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파이프라인 내 차세대 모달리티 비중과 R&D 투자 규모가 작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희귀의약품이 정부의 지원과 높은 수익성, 시장의 미충족 의료 수요에 따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은 희귀질환 치료제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섰고, 차세대 모달리티 플랫폼 기술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VRIO 분석을 통한 전략 도출


[1. 가치(Value)]

이엔셀의 핵심가치는 자체 CDMO 서비스인 ROCKET 플랫폼과 차세대 줄기세포 배양 기술인 ENCT 기술이다. 고객사에 제공하는 CDMO 서비스 ROCKET 플랫폼은 탁월한 품질관리와 End-to-End 서비스를 강점으로 가지며, 2025년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얀센, 노바티스 등의 총 17개 고객사의 33건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2. 희소성(Rarity)]

이엔셀은 자사 제품과 유사한 제품만 생산할 수 있는 타사와 달리 다품목 CDMO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희소성을 입증했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샤르코마리투스병(CMT)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제 EN001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여 경쟁력과 희소성을 강화하고 있다.


[3. 모방가능성(Imitability]

이엔셀의 초기 시설 구축 및 R&D 투자금은 약 600억으로 자본 규모가 큰 대기업에 의한 시설 구축 및 연구 개발 분야에서는 비용적으로 모방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트랙레코드는 이엔셀이 국내 경쟁사 대비 우위이며, 삼성서울병원 내 스핀오프 기업으로 타사에 비해 의료데이터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타사가 비용만으로 모방하기 어려운 이엔셀만의 특성이다.


[4. 조직 (Organization)]

이엔셀은 창업 초기부터 CGT CDMO와 줄기세포 치료제의 두 가지 핵심 사업을 통해 CDMO 수익을 신약개발에 투자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선도하였다. 또한 이엔셀은 총 3개의 공장을 통해 의약품을 생산하는데, 공장의 위치별로 1공장은 면역세포 등의 세포치료제, 2, 3공장은 CAR-T 치료제로 분업화된 생산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CDMO 사업 수익과 내수 시장 매출액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와 R&D 비용의 증가로 만성 영업 적자가 존재하며, 이는 조직 내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엔셀은 어떤 세부 전략을 취해야 할까?


1) 바이오공정솔루션 전문 기업 싸토리우스와 함께 AAV 생산공정을 개발하여 대규모 생산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엔셀은 바이오 공정 기술 솔루션 기업 싸토리우스코리아와 공동으로 아데노연관바이러스 생산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AAV는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활발히 이용되는 바이러스 벡터로 이엔셀은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가 개발한 AAV 전달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AAV 생산공정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이엔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와 바이러스 동시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수준의 GMP 시설을 구축하였다.


2) 사업 확장과 CDMO 서비스의 고도화에 적합한 조직으로 개편을 진행하여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야한다.

이엔셀은 CDMO와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대적인 R&D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연구개발본부, CDMO 기술 본부 체제를 신약개발본부, 기술사업본부로 전면 개편했으며, 신약개발본부는 크게 세포치료제 기술개발팀과 유전자치료제 기술개발팀으로 나눠 신약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기술사업본부는 고객 수요 맞춤형 CDMO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면역세포, 줄기세포 분야 전담조직을 신설해 사업을 세밀화하였다.

3) 바이오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행사인 바이오 USA에 참가해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보해야한다.

이엔셀은 CDMO은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보스턴에서 개최된 2025 바이오 USA에 참가해 본격적인 글로벌 파트너링에 나섰다. 바이오 USA는 바이오 업계 세계 최대 행사 중 하나로 이엔셀은 지난 2월 FDA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 대상으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EN001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였다. 또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 CGT CDMO 및 AAV CDMO 수주를 위해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하였다.


이엔셀의 전략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


1) 이엔셀의 AAV 생산공정 개발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을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역량을 강화한 중요한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와 바이러스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GMP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희소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는 CGT CDMO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가능하게 하며, 향후 사업 확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2) 이엔셀의 조직 개편은 신약개발과 CDMO 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하나, 연구개발 성과는 조직 구조보다 인력 역량, 투자 규모 등에 좌우된다. 장기적으로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일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현재 이엔셀은 만성적인 영업 적자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직 개편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실질적인 재무구조 및 수익 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전 조직 구조와 비교했을 때 실질적인 성과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해당 전략은 실패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3)이엔셀의 바이오 USA 참가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홍보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략이다. 자사의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EN001을 업계 세계 최대 행사에서 홍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 제고와 가치 검증의 기회를 확보했으며,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미팅을 진행하며 파트너링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점은 향후 해외 매출 확대와 사업 다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엔셀이 CDMO와 신약개발 분야에서 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제약 혁신 기업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고려대 간호학과 최은지 klotho20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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