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들여다 보기 전까지는 진짜를 알 수 없다.
새로운 아르바이트할 곳을 찾다가 어느 한 쇼핑몰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걸어서 35분, 전철로 30분 걸리길래 날씨가 좋아 면접장소까지 걸어갔다. 일본의 골목은 정돈되어 있는 느낌이라 걷는데 기분이 좋았다. 날씨도 좋은 게 왠지 시작이 좋은 느낌. 한참 골목길을 가다 중간에 큰 길이 나오더니 맥도날드가 나왔다.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뭔가 하나 사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뻥 뚫린 하늘,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하늘을 보면서 걷다 보니 와세다 대학교가 나왔다. 대학가 치고는 주변에 뭔가 없었다. 우리나라 대학가를 생각해 보면 시끌벅적하고 번화한데 여기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어느새 면접을 볼 건물 앞에 도착했는데 낡은 외관에 살짝 겁을 먹었다. 입구를 찾기 어려워 한참을 헤매다 건물 뒤편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도 살짝 낡은 느낌이 들었다. 낯선 공간에 혼자 오니 조금 무서웠다.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들어가기를 망설이다 마음을 잡고 문을 두드렸다. 노크 소리가 작았는지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한번 더 노크했다. 그리고 키 크고 얼굴이 새하얗고 예쁜 한국인 여자애가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면접 보러 오신 분이시죠?!!”
“네 맞아요!”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네”
밝고 활기찬 목소리. 굉장히 밝은 에너지를 뿜는 사람이 반겨주니 바로 마음이 진정되었다. 사실 ‘저번 중고거래처럼 내가 이상한 곳에 온 거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지만 그건 괜한 걱정이었다. 비록 첫 번째 아르바이트는 실패했지만 이번 아르바이트는 정말 괜찮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꼭 면접을 잘 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 사장님과 또 다른 직원분과 함께 면접을 보게 되었다.
“하시는 일은 어려운 건 없을 거예요. 휴대폰 케이스 검품하고 택배 보내는 일만 하면 되는 거예요. 혹시 일본어는 잘하시나요?”
“아니요. 일본어는 거의 못합니다. “
“괜찮아요. 일본어는 거의 쓸 일이 없지만 필요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여기 있는 분이 도와주실 거예요. 사진 전공하셨다고 적으셨던데 나중에 쇼핑몰에 업로드할 사진도 찍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건 가능하죠?? “
“네 가능합니다!”
“일단 다른 분도 면접을 보기로 해서 그분도 면접 보고 나서 연락을 드릴게요. 면접 결과는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끝나고 나왔다. 1층에 세븐일레븐이 있어 잠깐 들러 아이스초코 하나를 구매해서 마셨다. 앞으로 이 아이스초코를 자주 마시게 될 거 같단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곤 아까 본 맥도날드는 완전히 잊은 채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전화가 울렸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면접 보셨던 휴대폰 케이스 쇼핑몰입니다. 혹시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일하러 오실 수 있으신가요?”
“네 가능합니다!”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