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서 우붓까지
해외진출을 코앞에둔 어느날이었습니다. 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도 살짝 돌아간거 같았습니다. 허허….웃는데 한쪽입꼬리가 올라가지않는것입니다.
그래서 도망을 계획하였습니다. 당시 VP에게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입이돌아간거같다….한달정도 쉬어야겠다 라고…
너무쿨하게…가서 쉬고오라고 여기는 어떻게든 할수있다며 쉬고오라고 했습니다.
물론 걱정도 되었습니다. AB를 켜기전에 대부분 테스트가 끝났으나, 현실적을 핸들링하기 어려운 통관이나 이런것들이 몹시 걱정되기시작했습니다.
지표가 이상하면 어쩌지 운영프로세스가 잘못되면 어쩌지 등등, 그치만 전 자신있었어요. 그당시 이 프로젝트를 같이하던 팀원이 아주 똘똘하고 믿을만한 PM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렇게 스타트를 끊어야 제가 컴백하면 그아이도 떠날수있지 않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시작되었습니다. “루시아가 휴가를 가니 모르는거나 확인해야할거, 계획해야할거 있으면 얼른이야기해라“라고 만나는 사람에게 당부를 하는일이 발생된것이었습니다.
당초의 계획은 한달정도 푹쉬고오는거였는데 당시 제 매니저는 “너가 힘든거 너무잘알고있다. 한달? 가서 푹쉬고 오거라 근데 Q3 플래닝은 해야하지않겠니…..” 라고 해서 3주는 쉬고 1주는 원격근무를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때는 코로나 시기였기에 사실 해외에 나가는건 정말 쉽지않았습니다. 그치만 안되는일이 어디에 있겠나요….내가 죽겠는데….
직항도 모두 스탑이라 결국 싱가폴을 경유하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처음들어본 항공사였는데 스쿠트 항공이었습니다. 싱가폴 항공기더라고요. 제 매니저는 싱가폴리언이었는데…그냥 그렇다고요….
창이공항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정말 경유시간이 길었는데 늙은 몸둥이는 이것이 너무힘들어서 결국 인터컨티넨탈 Nap room을 예약했습니다. 4시간 자고 조식주는데 인당 17인가? 했었습니다. 2명이니 34만원…. 그마저도 바로들어갈순없었어요.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그렇게 발리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빌라에 캐리어를 맡기고 첫식사를 했는데 로컬가격에 정말 놀라고 말았습니다. 맥주, 밥, 반찬몇가지 해서 9천원인가 했는데 놀라운 가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때 알수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음식이 입에 착착 붙는구나 ㅋㅋㅋㅋㅋㅋ
첫 빌라가 너무 좋았었는데 건기의 발리는 정말 놀맛이 나는 날씨입니다. 밤에는 별보며 수영도 하고 주인장이 정성스레 준비해주는 조식은 제관점에서는 너무 호사스럽습니다.
왜냐면 밥먹는동안 옆에서 과일을 깎아주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밥이 안넘어갔는데 몇일지나니 자연스레 다먹고 망고며 드래곤푸룻이며 기다리게되었습니다.
짱구에선 일주일정도 있었는데 죽도록 일하다온 보상심리인지 뭔가 멋진밥을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아시아음식이 대부분잘맞는지라 크게 가리지는 않지만 어쩐지 아주 팬시한곳에서 뭔가를 누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런밥도 2-3일 먹다보니 나시고랭과 사테의 나라에서 뭐하는건가 싶더라고요. 그리고 왜 발리에서 타이음식점을 들어갔지? 하는 물음과 함께 ㅋㅋㅋㅋㅋㅋ
따나롯사원근처에서 먹었던 사테가 생각나기 시작할때쯤 예약해야하는 식당가기를 멈췄습니다.
우붓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붓은 저의 최애인데, 이번 한달살기의 우붓에서는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있습니다.
발리의 햇살은 압도적인 자외선을 자랑하는데 적도부근이라 정말 저세상 자외선이었습니다. 교통수단이 마땅치않아서 스쿠터를 빌려타고 자유롭게 돌아다녔는데 특히 마트가서 빈땅을 쟁여오거나 한국음식이 생각날때 식재료를 사올떄 아주 유용했습니다. 근사해보이는 스시집도 몇번갔는데 정말 맛없어서 깜짝 놀랐던? ㅋㅋㅋㅋㅋ
무튼 소데나시 입고 스쿠터를 타고다니니 피부가 남아날리가 없었습니다. 정말 겁대가리가 없었죠. 다들 긴팔입고 스쿠터를 타는 이유가있었어요.
그리고 우붓은 물이 별로 안좋습니다. 이때는 샤워필터 안챙겨다니던 시절이라 자외선에 잔뜩 성이난 피부와 조금 더러운(?) 물이 만나서 저를 응급실로 이끌었습니다. 너무간지러웠어요…..끼룩….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메이징한 우붓의 자연환경, 특유의 느릿한 친절함은 정신을 반쯤 툭 놓게 했습니다. 햇살이 좋았고 건조했으니까요.
그치만 우붓의 압도적인 정글뷰는 지친마음을 달래기 충분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는데 크레타야나 이런 클럽도 좋지만 저희는 이 폭포가 훨씬 좋았던것 같습니다.
108계단같은 죽음의 계단을 타고가야하지만 청량함과 음이온을 내뿜는 이 폭포는 정말 좋았어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서로서로 사진찍어주며 즐거운 트래킹을 즐길수있었습니다.
한달살기하면서 배우자에게 더 많이 의지하게되었습니다.
사실 이자는 몹시 게으르고 손하나 까딱하지않는 간이큰남자이지만, 막상 말도 안통하는 해외에 장기체류하게되자 엄청나게 부지런해졌습니다.
아침이면 빨래를 맡기러 빨래방에 가서 옷을 맡기고 돌아오는길에는 제가좋아하는 커피를 사오기도해서 실로 놀라지않을수없었습니다.
특히 저는 허리디스크라는 아주 귀찮은 병을 가지고있어 무거운것을 들거나 무리하게 걷는것을 아주 조심하고 있습니다.
집에있을때는 모든게 생활패턴에 딱 맞춰져 있고 요리를 하거나 공과금을내는건 제가, 무거운거들거나 힘든건 배우자가 역할분담이 딱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외에 장기체류하게되니 같이 해야하는것도 많은데 체력이 약한저는 쉽게 지쳐 나가떨어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아이는 너무나 신이 났는지 지치지도 않고 잘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노년에는 나가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