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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Nov 12. 2024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작사/작곡 강산에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강산에'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LfPWyfHfWg? si=pCKhKxbmVGuSeBzD

보이지도 않는 끝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가사 중 - 



강산에는 1992년 데뷔했습니다. 데뷔곡은 그 유명한 <라구요>였습니다. 이 노래 좋아하시는 분들 많죠.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함경도가 고향이죠. 본명은 강영걸입니다. 할아버지가 사내답게 살라고 지어 준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무말 사내를 산에로 착각해서 활동명이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예과 82학번이었습니다. 두 학기를 마치고 중퇴했고 일본 아내와 일본 유학을 가서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을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하네요. 늦깎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1992년 6곡이 수록된 1집 앨범을 일본 유학 도중 발매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제목이 상당히 깁니다. 그래서 '연어 노래'라는 별칭이 존재합니다. 1998년 IMF 위기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곡을 SBS 요청해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곡입니다. 마침 강산에 씨 눈에 연어의 일생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눈에 띄었고요. 

이 노래 외에도 <와 그라> <명태> <할아버지와 수박> 등 일상의 소재들이나 세상 이야기를 음악의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노래로 사회 참여도 간간히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0장 정도의 앨범을 발매했고요. 2020년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것이 최근 근황으로 잡히네요. 뭐 하시지 요즘?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입니다. 연어는 새끼를 낳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회귀 본능을 가진 어류입니다.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 매우 희귀한 스타일이죠. 우리도 땅에서 나서 땅에서 살다 땅으로 다시 간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가 첫 가사입니다. 여기선 연어가 강물을 역류해서 가는 것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굳이 힘든 일을 사서 하는 이유를 묻고 있죠. 저는 이런 연어의 행동이 다음 세대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여러 갈래 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돌아서 갈 수밖에 없는 꼬부라진 길일지라도/ 딱딱해지는 발바닥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나 쉴 수 있겠지' 부분입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라도 언제 가는 그 끝이 있게 마련이죠.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며 끝 모를 여행을 하는 연어 역시 자신의 알을 낳기 위한 장소에 도착하고 그 미션을 이뤄내잖아. 우리 인생도 어려움 뒤에 낙이 오는 거겠죠?

'여러 갈래 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막막한 어둠으로 별빛조차 없는 길일지라도/ 포기할 순 없는 거야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뜨겁게 날 위해 부서진 햇살을 보겠지' 부분입니다. 비슷한 내용이죠. IMF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지금은 힘들지만 분명 앞날에 희망이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IMF도 아닌데 왜 매일매일이 IMF 갔은지 원. 

'그래도 나에겐 너무나도 많은 축복이란 걸 알아/ 수없이 많은 걸어가야 할 내 앞길이 있지 않나/ 그래 다시 가다 보면 걸어 걸어 걸어가다 보면/ 어느 날 그 모든 일들을 감사해하겠지' 부분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던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은 가사입니다. 그때 우린 감사라는 단어와 만나기도 하고요.

'보이지도 않는 끝/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부분입니다. 우리 삶이 이어지는 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가 절망적이더라도 함부로 걸음을 멈추면 안 된다고 말이죠. 


음. 오늘은 연어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먹는 음식을 썰 주제로 삼은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하하하. 연어. 맛있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죠. 하하하. 

연어에 대해 공부를 좀 해 봤습니다. 처음으로 눈에 띄는 태어나서 2~3개월간 강에 살다가 후에 바다로 나간다고 하네요. 마치 어린아이가 어느 정도의 크기가 때까지 부모의 절대적인 보호를 받는 같은 느낌인데요. 바다로 나갈 준비 기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도 학창 시절이라는 과정을 거쳐 사회로 나가는 것이 유사해 보이는데 20년 이상 필요하다는 게 차이점이 될 것 같네요.

바다로 나간 연어, 넓은 대양을 돌아다니면서 긴 여행을 할 것 같군요. 우리도 대부분 집이라는 공간으로 매일 나갔다 들어왔다 하지만 사회라는 공간에 내던져져 일을 하는 상황과 매치를 시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퇴직을 하면 집이라는 공간에서의 생활시간이 많아지죠.

연어는 3~7년 정도를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알을 낳을 때쯤 모천회귀 본능을 작동시킵니다. 산란기는 9월에서 11월 사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하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도중에 물개, 상어, 곰 등으로부터 죽음의 위기를 넘겨야 알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새끼를 낳은 것이 자신의 목숨줄을 내놓을 만큼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부모라는 존재가 그런 것일까요?

연어는 생체 사이클상 수명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는 아픔을 느끼는 통각을 차단하며 면역을 억제한다고 하는데요. 비늘이 떨어지고 살이 썩어 문드러져도 이에 굴하지 않고 강 상류로 끊임없이 전진할 수 있는 이유랍니다. 그래서 북미에서는 '좀비 연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다네요. 

연어에게 산란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번식한 후에는 기운이 빠져 고향의 개울에서 죽게 되는데요. 단 한 번의 번식에 모든 것을 투자하고 죽는 것을 단회번식이라고 부른다네요. 그런데 죽지 않고 다시 바다로 가는 용감한 녀석들도 있다고 하니 연어도 연어 나름인 듯하네요.

연어를 살펴보면서 저에게 걸리는 단어는 '거스르다'였습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 말이죠. 물살보다 더 힘찬 움직임을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일 텐데요. 그래서 이 노래 제목에 '힘찬'이라는 표현이 가능했겠죠. 태어나서는 물의 흐름, 순류를 따르고 자라서는 거스르는 역류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2~3개월 된 연어 새끼들은 순류를 따라가고 다 큰 연어들은 역류를 거치죠. 저는 이 지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나 세계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됩니다. 어린이, 노약자, 여자는 보호해야 한다는 드라마 대사처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엿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인간이 사는 세상은 힘이고 돈 있는 사람이 순류를 선점하고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이 역류에 놓이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죠. 여러분들은 연어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어떤 점이 끌리거나 생각나시나요?

사람도 나이가 들면 고향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하는데, 우리도 연어처럼 처음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픈 회귀 본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일까요? 어느 학자가 연구한 논문에는 연어가 지구 온난화도 산란 시기를 착각해서 정족수가 적어질 있다고 하더군요. 맛있는 연어 오래도록 먹어야 텐데 말이죠. 큰 일입니다. 

본능에 의해서든 학습에 의해서든 우린 한 번 태어났으면 죽을 때까지 삶을 계속 이어나가야 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적지 않은 죽음의 그림자가 우리를 괴롭히겠지만 연어처럼 통각을 마비시키고 면역 기능을 파괴해서라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진 삶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야 하는 것이겠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주식 시장을 보면 한 마디로 히마리가 없습니다. 국내 연어들이 먹을 것 많다는 미국으로 몰려간 탓도 한몫을 하는 것 같고요. 그 현상은 저성장 시대라는 키워드가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보다 성장이 더디니 먹을 게 그만큼 부족해진 탓이겠죠. 특히 어린이, 노약자, 여자, 청년 등 사회 취약 계층이 더 고통받고 있는 듯합니다. 그들에게 역류가 아닌 순류를 선사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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