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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마 Jul 10. 2023

그때로 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존재하는 것.

수민과 함께한 그리움의 대화

사랑스럽고 다정하며, 청량하고 온화한 수민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향해 새로운 발자국을 내딛고 있다. 수민은 이번 <소마 2023>과 첫 번째 포터뷰를 함께했다. 망설임 없이 첫 작업을 함께해 준 아끼는 친구 수민에게 이 자리를 통해 한 번 더 고마움을 표한다.















수민의 시선은 묘한 끌어당김이 있다. 짙은 고동색의 눈동자에 비친 건 무엇일까, 자꾸만 들여다 보고 싶게 된다.















'가장 수민다운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 그리움이라는 주제를 골랐는지 궁금해요. 그냥 뭔가 골라야 할 것 같았어요. (잠시) 어제 어떤 사진을 봤어요. 엄청 어렸을 때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에 대한 기억은 없거든요. 그냥 그 사진에서의 표정이 너무 해맑아서. 그때가 그립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진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어요? 어떤 상황이었다든지? 박물관 같은 데 간 것도 있고, 지역축제 같은 것도 있고... 다양한데요. 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때랑 애가 너무 달라진 것 같다고. 어느 정도였냐면 초등학교 1학년 때 입학하자마자 학교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다녔대요. 저도 들으며 너무 충격인 거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너무 놀라운데요. 상상이 잘 안 가요. 제가 지금 알고 있는 수민 씨와는 너무 달라서요. 저도 너무 놀라워요. (웃음)

그럼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걸까요? 어제는 그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은 안 나지만 한 번만 저때로 돌아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뭘 해도 괜찮은 시기. 그때가 부러운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저도 가끔씩 그래서 그 생각을 해요. 어렸을 땐 어리고, 그저 아이이기 때문에 보호받고 사랑받잖아요. 물론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것 같고요. 그게 되게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는 큰 이유 중 하나 같아요. 지금은 무언가를 하고 인정을 받아야만 사람들이 날 좋아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무언가를 이루어내서 보여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이유나 조건 없이 나를 좋아해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가 무언가를 해주어야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내가 무언가를 해주어야 되지 않나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내가 무언가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전제로 깔려 있는 거죠. 그리움은 약간 그런 것 같아요. 그때로 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존재하는 것. 그래서 슬픔이 깔려있는 거고. 그냥 '그때가 좋았다'하고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리움은 무언가 다른 것 같아요.

맞아요. '보고 싶다'는 것과 '그립다'는 것은 다르니까. 보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더 그리워지는 게 그리움 같아요. 그 사실이 너무 슬플 때가 있어요. '그때로 갈 수 없구나'라는 걸 한 번 깨달은 적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슬펐어요.

맞아요. 그걸 보통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잖아요. 그 사람의 공간, 그 사람의 향... 그런 것으로 잊고 있다가 갑자기 훅 다가올 때가 많죠. 우리가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잊고 있다가요. 그래도 그리움이 남는 것 자체는 어떻게 보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내가 그만큼 그 사람 혹은 그때를 좋아했다는 거니까. 대신에 미련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걸 그때 해줬어야 하는데, 같은 거요. 그런 걸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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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OMMAR CHO

photographer SOMMAR CHO


instagram @sommar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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