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0(토) 장기도서관 대강당
새로 만난 작가, 김애란
소설의 음계, 삶의 사계
김포 독서대전에서 김애란 작가와의 만남 강연이 있었어요. 올해의 9월은 참으로 독서의 계절을 마음껏 누비고 돌아다녔습니다. 특히 작가와의 만남을 매 주말마다 다닌 것 같군요.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지 않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이라고 하신 김애란 작가님. 계절을 만드는 것은 해와 달이라며 그 둘이 만난 몇년 전의 금환일지를 생눈으로 본 일화로 강연이 시작되었어요.
눈이 부셔서 오래 보지 못하고 유튜브로 천문대며 과학 채널의 여러 댓글을 읽어 주시며, 21세기의 발전된 세상에서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인간은 이상하다는 게 더 많은 진실을 말해준다"
이것이 작가님이 저에게 준 전반적인 메세지였어요.뜻밖의 결정을 할 때마다, 하지 말라는거 계속 하는 인간을 볼 때마다,
'그래. 잘해봐야 인간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요.
<<바깥은 여름>>에 수록된 <입동>은 5년 전에 읽었음에도, 제목만 들어도 울컥하는 단편인데요, 같은 책에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 AI시리와 대화하는 인간이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AI의 답변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라고 하지요.
여러 다채로운 단편소설 중 일부 문장을 소개해 주셨고, 그 문장의 배경이나 풀이를 들었습니다.
"생은 판에 박힌 되풀이와 놀라움이라는 이중 구조를 갖는다."라며 "슬품 한가운데서 노래부르는 것은 인간 뿐"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질의 응답 시간에 독자가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지 질문했었는데요. 김애란 작가는 이런 답변을 주셨습니다.
"어떤 진실은 이야기를 통해서만 전달 될 수 있다"
독서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다음 독서를 촉발하는 독서는 다 좋다고, 요즘은 1인칭 주인공 시대라 보는데, 독서의 내용보다 독서의 행위와 형식이 집중 근육을 높여 준다고 했어요.
김애란 작가님이 대학 창작 초심자일때 <<달려라 아비>>를 냈다고 했고요.
어떻게 그 좋은 글들을 쓸 수 있었는지 묻는 독자의 질문에 "나는 소재가 가난하니 아는 것 안에서 많이 까불어야 겠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무엇을 이야기 하느냐로 시선을 못 끈다면 어떻게 시선을 끌까 연구하며, 밑천없는 불안이 문장 세공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작품을 모두 읽어본 건 아니지만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보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생각과 감성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문장 연습은 어떻게 하시는지에 대한 답변은 소재는 신문기사를 스크랩 해서 사건과 현장의 사실 보다 본질, 설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마리를 찾는다고요.
내 안의 숙제, 구멍이 해결 되어야 남 얘기와 우리의 얘기도 궁금해진다고 해요.
강연을 듣고 나니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부터 해서 다른 작품들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