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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팠다. 정형외과에 갔고. 지금은 괜찮다.

by 최다함

허리가 아팠다. 동네 정형외과에 갔다. X-ray를 찍었다. 퇴행성 허리라고, 허리가 휘어 있고, 자세한 것은 정밀검사를 해 봐야 안다고.


"허리가 휜 거는 오래된 건데요. 이제 교정이 어렵지 않나요? 교정이 필요한 건가요?"

"그렇죠. 어릴 때부터 진행된 거예요."



척추측만증이 있다. 오래된 거다. 척추가 휘는 원인은 자세나 습관이 아닌 유전과 발달이다. 허리가 휘는 유전자를 가진 허리가 발달과정에서 휘는 것이다. 10세 전후에 휘기 시작하여 성인이 되면 그 허리의 휨의 각도를 가지고 나머지 일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교정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고 상업적으로 산업이 되었는데, 일단 휘면 근본적으로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게 정설이고 나도 그런 입장이다. 허리가 휜 게 문제가 안 되면 휜 허리 무너지지 않게 보존하며 사는 것이다.


퇴행성 허리라는데. 내 나이 마흔다섯 나도 중년이다. 내 척추도 닳고 닳았다. 허리가 계속 아픈 것은 아니고, 어쩌다 아프다. 아플 때도 하루 종일 아픈 것도 아니다. 아픈 때가 있고 쉬면 괜찮은데 척추가 쉴 시간이 없다.


나의 허리 상태를 자세히 알려면 MRI를 찍어야 하는데 돈 때문에 엄두가 안 난다. 나는 조울증이라 보험 가입이 어려워 실손보험이 없다. 어차피 수술은 안 할 거고, 약 먹고 물리치료 받고 자세 교정하고 다이어트하고 그렇게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내 허리가 어떻게 문제인지와 상관없이 그 솔루션의 차이는 없기에 아직 MRI를 찍을 생각은 없다. 상태가 더 악화되면 그때 생각해 보기로. 엉덩이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하고, 약을 먹었다.


다음 진료는 큰 병원으로 갔다. 이춘택병원이라고 수원에서 유명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이다. 물리치료 받고, 약을 타 왔다. 동네 병원 의사는 MRI를 찍어야 자세히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여기 의사는 일단 약 먹고 물리치료 받고 치료해 보자 했다.


허리가 아프면 바로 MRI CT를 찍을 필요는 없다. X-Ray로 볼 수 없는 게 많다. MRI로는 보인다. 문제는 비용이다. MRI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찍을 필요는 없다는 것. 주사 맞고, 물리치료 받고, 약 먹고, 자세를 바꾸며, 시간을 지나 보는 것이다. 원래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통증이 있기에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처치를 하는 거다.


현대인은 의자에 앉아 생활해 허리에 문제가 오는데, 나는 하루 종일 서서 허리를 쓰기에 문제가 온다. 어쩔 수 없다. 아프면 병원 가서 통증의 정도와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허리 자세를 바꾸는 것이다.


허리가 아프면 안 된다. 당분간은 쿠팡 물류센터에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내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허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통증의 정도와 시간을 줄인다.


매일 아픈 것도 하루 종일 아픈 것도 아니고, 어쩌다 잠깐 아픈 거니까. 다만 허리가 아플 때 쉴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쉴 여유가 없는 것뿐이라.


지금은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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