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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미정 Oct 29. 2024

다정한 월요일

나를 두껍게 깎아 낸 껍질을 믿지 않습니다 

    

사각사각 쪼개진 염증을 베어 물고 

칩거하는 벌레와 동거합니다    

 

접시에서 갈변된 일요일은 내가 먹다 남긴 고요

상처가 가뭄처럼 말랐습니다  

   

상한 우유를 마셔도 하얀 맛이 나는 걸 보면 

아직 오늘은 나에게 유효합니다  

   

오래된 얼룩을 닦으면 나와 비슷한 것이 지워집니다   

  

나는 오늘 월요일 내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과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면 낭떠러지    

 

잘 지내냐는 친구 전화에 딸려 온 대일밴드

아직 오늘은 나에게 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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