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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어리석음

『사람을 얻는 지혜』214 현명한 사람도 실수할 수 있지만 두 번 다시

by 와이작가 이윤정

비싸다고 포기하는 어리석음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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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비싼 어리석은 선택


9년 전 이사하면서 5천 만원 비싼 아파트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금은 가격이 5천 만원이 아니라 2억 이상 차이가 난다. 오프라인상으로 직접 방문해서 알아보지도 않았다. 의사 결정을 위한 비교 기준도 거의 없었다. 오직 우리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직주근접만 고려하고 말았었다. 요즘 남편이 이사하고 싶은 집이 바로 선택하지 않았던 위치의 집이라 나의 어리석음에 미안함이 있다.



적절했던 선택


오피스 인테리어를 앞두고 데스커 책상을 구매하러 다녀왔다. 지금 집에서 쓰고 있는 책상은 이사오면서 구입한 모션 데스크다. 허리 아프면 일어서서 활용할 수 있는 높낮이 조절 책상이다. 당시엔 비싸다고 생각에 나 빼고, 배우자만 사주려고 했다. 배우자는 혼자 그런 책상 쓰는 게 미안하다고 해서, 결국 나도 함께 마련했다. 대신 남편은 1600mm, 나는 1400mm를 택했었다. 책상 2개 가격을 더하면 9년 전에 아마 100만 원이 넘었을 거다.


(투자를 했다면, 그 이상의 가치를 벌었을 지 모르지만, 건강을 잃었을지 모른다. 우리 부부는 책상 의자에 하루 종일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이다.)


오피스에서 하루 종일 보낼 수도 있어서 이번에도 같은 브랜드 책상을 사기로 했다. 모델이 4종이나 있었다. 온라인으로는 확인이 잘 안 됐다. 오프매장에 가서 물어보니 덴마크산과 중국산 모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책상위에 무게가 70kg가 넘지 않으면 모터는 한 개만 있어도 충분해 보였다. 덴마크 산 한 개짜리 '플러스' 모델을 선택했다. 지금 쓰고 있는 책상도 덴마크 모터로 AS 받을 필요 없이 9년 째 쓰고 있으니 결정을 미룰 필요 없었다.



72만 원짜리 의자가 주는 교훈


이번에 책상 의자는 시디즈 게이밍 의자로 정했다. 가격이 비싸다. 20만 원대 듀오백 의자를 사서 사용했다. 남편이 허리가 아프다는 말에 의자를 바꾸고 싶어 했다. 지난 번 시디즈 매장에 가서 여러 의자를 앉아보고 하나 골라둔 게 있었다. GC PRO다. 정가는 70만 원대다. 지난 번에 온라인에서 쿠폰적용을 했을 때 약 55만 원대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편이 사지 말라고 했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번에 의자 살 때는 당연히 GC PRO를 살 예정이어서 2개를 계약했다. 다행히 사업체 할인을 적용해 주었다. 남편에게 전화했다. 본인 꺼는 비싸다고 사지 말라고 한다. 아직 결제 전이어서 일단 기다렸다. 저녁에 통화를 하면서 다시 확인하니, OK 한다. 디스크로 병원 수술 받는 것보다 더 저렴한 비용이 아니냐고 설득하기전에 답을 준다.


언니와 아빠의 선택


아빠가 서울로 이사 온 지 2년이 넘었다. 안동에 살다가 서울에 오면 복잡해서 살기 싫다고 거절하셨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집이 적적하셨는지, 몇 개월 만에 서울행을 선택하셨다. 아빠가 머물 집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었다. 언니는 조만간 관처가 나기 전인 복층 빌라를 권했다. 그것도 동네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있었다. 아빠가 서울 오는 목적은 투자가 아니었다.


아빠가 살아계시는 동안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원칙을 세웠다. 아직 재개발 예정이던 빌라는 이주하지 않은 상태다. 아빠가 오르막을 오르락내리락 하셨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거다. 그건 어리석은 선택이었음이 틀림없다. 다행히 언니 집에서 걸어서 3분 만에 다닐 수 있는 곳에 집을 샀다. 오늘 시세를 확인해 보니, 올해는 거래가 없었고, 작년 기준으로 아빠가 산 집보다 1200만 원 올라 있었다.


언니도 5년 전에 형부를 여의었다. 전세를 살던 언니에게 집을 사게 했다. 전세값 올려주는 거 쉽지 않을거라고. 오늘 아빠집과 함께 언니가 샀던 집 실거래가를 조회해봤다. 그 때 보다 2배 이상 올랐다. 빌라라도 사는 게 맞았다. 언니도 지금은 만족해한다. 신속 통합 기획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어서 더 올라갈 가능성도 생겼다. 당시에 아파트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의를 들었지만, 가진 돈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을 했었다. 그마저도 아니었다면, 지금은 몸과 마음 모두 힘들게 살았을 지 모르겠다.


어리석음을 피하는 나만의 투자 원칙 세 가지


9년 전 선택하지 않았던 아파트, 50만 원 대 책상, 70만 원짜리 의자, 언니의 집. 당시엔 모두 비싸 보였지만, 시간이 증명한다. 나만의 투자 원칙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최고급을 산다. 책상과 의자처럼 하루 8시간 이상 접촉하는 물건의 일당을 계산해본다. 9년 쓸 60만 원대 책상은 하루 188원이다. 품질 차이를 생각하면 답은 명확해진다.

둘째, 건강 관련 지출은 투자로 본다. 70만 원 의자가 300만 원 수술비를 막아준다면 230만 원을 번 셈이다. 병원비는 돈만 드는 게 아니라 시간과 고통도 뺏어가는 법이다.

셋째, 가족의 편의를 우선한다. 아빠 집 고를 때 투자 수익률보다 '언니 집까지 3분'을 선택했다. 언니가 자주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이라 생각한다.


혹시 지금 무언가 고민하고 있나요? "너무 비싼 거 아닐까?" 망설이나요? 10년 후를 상상해보세요.

그때 오늘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비싸다고 포기하는 어리석음. 그건 가격표만 하나만 보고 가치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 진짜 어리석음은 비싼 걸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걸 미루다 더 큰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자신의 건강, 가족의 기쁨, 매일의 편안함. 이런 것들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면 좋겠다. 미래의 당신이 지금의 선택을 감사할테니까요. 저의 9년 된 책상과 언니와 아빠 집처럼 말이에요.




『사람을 얻는 지혜』 214 현명한 사람도 실수할 수 있지만 두 번 다시 그러지는 않는다

"하나의 어리석음을 둘로 만들지 말라." 우리는 하나의 어리석음을 바로잡으려다가 흔히 네 개의 다른 어리석음을 범한다. 또한, 하나의 무례를 변명하기 위해 더 큰 무례를 범할 때도 있다. 이것은 거짓말과 비슷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하나의 거짓말을 지키기 위해 다른 거짓말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잘못 자체보다 그것을 두둔하는 것이 더 나쁘다. 그리고 그 잘못보다 최악은 그것을 감출 줄 모르는 데 있다. 결점이란 연금은 다른 많은 결점을 부양한다. 현명한 사람도 실수할 수 있지만 두 번 다시 그러지는 않는다. 또한, 그 실수는 일시적일 뿐 오래가지 않는다.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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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https://litt.ly/ywriting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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