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216 생각은 명석하게, 표현은 명쾌하게
밤 10시가 넘었다. 서재에서 PC 작업을 하고 있었다. W가 안방에서 쉬고 있다가 나를 부른다. "여보."
계속 의자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허리도 아파 하던 작업을 그대로 두고 안방으로 달려갔다.
가서 나도 잠깐 허리좀 펴고 올 계획이었다.
"추워~. 나 감기인가 봐. 혹시 차 있어?"
"알았어. 물 끓여줄게. 로네펠트 티 있으니까 마음에 드는 거 골라 봐."
"아무거나."
"루이보스 바닐라가 젤 많은데. 그거 마셔."
"알았어. 많은 거 줘."
보조 주방으로 가서 무선 주전자에 물을 붓고 버튼을 눌렀다. 다시 침대로 와서 물이 끓는 동안 누워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강차 마실래?"
"유자차 없나?"
"있어."
"그럼 유자차 만들어 줘."
"알았어. 이불 바꾸자. 이불이 추워. 안에 솜이 있던 건데 없어서 그래."
극세사 이불을 꺼내니 W는 됐다며 손사레를 친다. 구스 이불을 이불장에서 꺼냈다. W는 귀찮다고 다음에 하겠다고 한다. 며칠 째 춥다는 말을 들었다. 귀찮더라도 이불 속을 한 번만 넣으면 된다. 이불 지퍼를 열고 구스 이불을 넣었다. 그제야 힘들어 하면서 자리에 읽어나 같이 이불속을 집어 넣는다. 이불 귀퉁이를 잡고 이불속을 넣어야 하는데, W는 그냥 둘둘말아서 이불속으로 집어넣으려 한다.
침대 위에 일어서서 이불 양 끝을 잡고 한 번 털었다. 구스 이불 속이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이불을 만지작 거리니 먼지가 났다. W는 아이패드에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며 투덜거리는 말투로 말한다.
"차 한 잔 해달라는 거였는데. 괜히 이불 속을 꺼내가지구..."
"춥다며..."
물이 식었다. 다시 버튼을 눌러 유자차를 만들어 건네주었다. 100도씨 까지 끓인 유자차를 책상에 가져와 마시더니, 이제야 몸이 따뜻해 졌다고 한다.
W는 감기기운에 침대에 누워 있다가 한기를 느꼈는지, 나를 불러서 유자차 한잔 해달라는 거였다. 나는 차는 뒷전으로 하고 두꺼운 이불 만들어 주려고 했다.
W의 명확한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요구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일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의 요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해달라는 것만 해주기만해도 탁월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명확한 요구를 하지 않으면, 생각과 다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인테리어 공사 중이다. 이케아에서 본 싱크볼이 마음에 들어 구입하면 설치가 가능한 지 여쭤봤다. 싱크대 특성에 대해 비교해 주시니, 이케아 제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명쾌하게 알겠다고 말했다.
6단 책장을 구입했다. 여닫이 구조라 벽고정이 필수라고 한다. 지난 번 계약할 당시 대표님이 사업체로 구매할 경우에는 벽고정이 예외조항으로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당자가 오늘 연락이 왔다. 벽고정 제품임을 재차 확인시키길래 대표님 이야기를 전달했다. 오후에 확인해서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
2.2m이상이 되어야 책장 설치가 가능하다. 층고를 몰라 인테리어 사장님께 천정 높이, 냉장고 옆에 빈 공간 거리 등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시공 스케쥴까지 포함해서 6가지 질문이었다. 번호를 붙였다. 대표님께 카톡을 보냈다. 잠시 후 문자 답변을 보내려다가 전화를 했다고 연락이 왔다. 바로 알려 주는 게 더 명쾌했다. 책장은 충분한 높이가 된다고 설명받았다.
상대방과 의견을 명쾌하게 주고 받기 위해서는 두리뭉실하지 않아야 한다. 깔끔하게 번호 붙여서 질문하고 답변하는 게 좋다. 상대방의 언어를 자기화해서는 안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의사 전달을 명확히 한다면, 미움받을 일이 줄어든다.
216 생각은 명석하게, 표현은 명쾌하게 "명확하게 표현하라."
『사람을 얻는 지혜』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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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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