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타협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얻는 지혜』218 격에 맞지 않는 고집을 부리면 옳은 일을 할

by 와이작가 이윤정

Dec 6. 2025

"고객님, TV를 무료로 드리는 행사가 있습니다."

"네? TV를 무료로 준다구요?"

"네!"

"저는 TV 필요없습니다. "

"무료라니까요???"

"TV 안봅니다."

인터넷을 신규 가입하려하니 TV를 무료로 준다고 한다. W가 옆에서 듣더니, "받지마."라고 했기 때문에 거절했습니다. 공짜인데, 왜 거절했을까요?

전화를 끊고 나니 W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TV는 무료로 주지만, TV를 보기 위해서는 지니TV에 가입해야 하니까요. 한 달에 단 몇 천원이라도 추가 비용이 들어갑니다. 몇 년 동안 IPTV 가격을 내야 한다는 건 상담사가 이야기를 안해주고, 무작정 TV드릴게요라며 현혹부터 했습니다.

일단 다음주 방문을 요청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얼마 후 확인전화가 왔어요. 담당자라고 합니다. 예약 시간을 정하고 끊었습니다. 또 다른 남자가 몇 시간 후에 내일 오기힘들다고 전화가 옵니다. "네? 월요일인데요." 잘못 전달 되었는지, 토요일인 내일 오는 일정으로 오해한 듯 합니다.

저녁 즈음 오전에 통화했던 상담사에게 또 전화가 옵니다. 예약한 걸 본인이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저에게 또 물어봅니다. 월요일에 보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담당자에게 잘 설치해 드리라고 전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더군요.

고객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됩니다.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인데, 고객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겪고 나니 의구심이 살짝 드는 느낌입니다.

인테리어 공사할 때는마감재를 골라야 합니다. 이전에 인테리어 했던 대표님이 견적을 주기로 하셨는데, 다음날 전화가 옵니다. 다른 인테리어 공사가 있어서 도저히 일정이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거절의사를 표현하더군요. 예전에는 욕실 도기류를 고르러 매장을 다른 곳에 방문했습니다.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처음 보는 거라 어떤 게 좋고 나쁜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예뻐 보이는 걸로 했지요.

이번에 계약한 업체에서는 선택지를 줄여줍니다. 처음부터 괜찮은 것을 선정해 보여주고, 그 중에서 제가 고르는 방법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4번 정도 해본 적 있었고, 다른 분들 인테리어할 때 구경다녀온 적도 있어서 적정한 선에서 선택을 대충 정했습니다. 꼼꼼하게 견적요청하고 트집잡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턴키로 맡겼으니 저의 노력을 줄여야지요. 알아서 잘 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분만 의견을 전달하면 됩니다.

30평대, 40평대 아파트로 실거주 할 것도 아닌, 10평 대 사무실 인테리어에 굳이 고집을 부릴 필요가 없겠더라구요. 적당히 포기하고, 적정한 선에서 선택했습니다. 격에 맞지 않느 고집 대신, 본질에 충실하면 충분합니다. 공간을 어떻게 쓰려고 하는 지 정리하고 나니, 욕심 낼 필요가 없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