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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은 여인

엄마의 칼국수

by 정인


엄마의 모습을 그리며



담장 타고 열린 애호박 하나 뚝딱,
송송 썰어 넣고 바닷가에서 잡아온
바지락 육수 내어 끓여낸 엄마의 칼국수가 그립다.


마루 앉아 밀대로 반죽을 밀어

흰 가루 치마에 소복이 밀가루 분장하시던
엄마의 칼국수.


가마솥 불 지펴
뚝딱 마술 부리듯 맛난
엄마의 칼국수.


이 세상 단 하나의 그 맛,
그립습니다.


엄마는 가셨지만,
엄마의 칼국수는
내 가슴속에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애호박이 주렁주렁 열릴 때면
엄마의 칼국수,
엄마가 더욱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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