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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오디와 산수유껍질

신화의 숲 포레스트북스 김헌

by 여행자

오늘은 장인어른의 70세 생신으로 양평 산수유 한우축제를 구경하고 외식하면서 오디주를 한병시켜 마셨다. 서기 8년 로마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서 퓌라무스와 티스베이야기가 나온다. 퓌라무스와 티스베는 첫 만남에 서로 사랑을 느꼈으나 집안의 반대로 하얀 뽕나무 아래에서 몰래 만나기로 약속한다. 먼저 나무 밑에 도착한 티스베는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사자를 만나 황급히 자리를 뜨다가 목도리를 흘리고 만다. 사자는 막 사냥을 마친터라 입가에 묻은 붉은 피를 목도리에 문지르며 갈기 갈기 찢는다. 뒤이어 도착한 퓌라무스는 피가 묻은 찢어진 목도리를 보고 티스베가 사자에 죽임을 당했을거라고 생각하고 칼로 자결을 하고 만다. 퓌라무스의 주검을 본 티스베는 그 칼로 자신을 찌르고 두 사람이 흘린 붉은 피는 하얀 뽕나무 열매를 지금과 같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이게 된다.

지금의 튀르키예는 고대 프리기아 왕국땅이었다. 프리기아에는 왕이 없었는데 소달구지를 몰고 성안으로 들어오는 첫번째 사람이 왕이 된다는 신탁을 받게 된다. 어느날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몰고 성문으로 들어선다. 그는 프리기아의 첫번째 왕이 되는 고르디아스다. 만지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드는 미다스는 고르디아스의 아들로서 제우스신에게 아버지의 소달구지를 예물로 바친다. 그는 소달구지를 신전 기둥에 산수유 껍질을 벗겨 만든 밧줄로 복잡한 매듭을 지어 묶어 놓으며 말한다. '이 매듭을 푸는 자는 아시아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후일 페르시아 원정에 나선 알렉산드로스는 매듭을 단 칼에 잘라 풀게 되고 무력으로 원정에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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