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돌보는 사회 조한진희 다른몸들 동아시아출판
요즘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다니고 있다. 병원에 오신분들을 살펴보고 내 몸에도 노화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하며 안락사 도입을 찬성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아직까지는 내 밥벌이 하며 내 몸을 건사할 수 있지만 나도 내 노후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우스겟소리로 '내 손으로 밥 숟가락 뜰 수 있을때 까지만 살겠어'라는 말씀을 하신다. 작가는 이런 말은 그런 몸을 혐오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몸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적절한 돌봄이 제공된다면 최대한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이리라.
장애인 이동권을 주장하며 시위를 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말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너무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게 부족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렵다고 말한다. 좋은 사회는 다양한 의존이 제공되고 그 안에서 각자에게 맞는 의존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사회라고 말한다. 잘 아플 권리, 아픈 몸을 극복하지 않거나 못해도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하는 일명, 질병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것이다.
밥 숟가락 뜰 수 있을 때까지가 아니라 벽에 똥칠하는 나이까지에도 행복한 돌봄을 받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