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처럼 사각이던 노랑턱멧새가 죽었어요
연초록 울음을 깎아주던 새의 부리
달걀을 유리창에 던지듯
퍽, 하는 소리가 날 때
아이가 울먹이며 가리키는 베란다
깃털이 엉겨 붙고 피가 맺혀 있어요
투명한 유리창마다 음 소거된 새 울음
작은 새의 눈알이 내 혈관에 번집니다
두 손으로 감싸면 멀어지는 심장 소리
맞아요, 침묵하는 허공은 이렇게 죄가 됩니다
창마다 유리창마다 새 깃털을 새겨봐요
투명한 낭떠러지에 새소리를 심어봐요
먼 훗날 날개 편 우리가
유리창에 날아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