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 Oct 31. 2024

버드 세이버

연필처럼 사각이던 노랑턱멧새가 죽었어요

연초록 울음을 깎아주던 새의 부리

달걀을 유리창에 던지듯 

퍽, 하는 소리가 날 때     


아이가 울먹이며 가리키는 베란다

깃털이 엉겨 붙고 피가 맺혀 있어요

투명한 유리창마다 음 소거된 새 울음 

    

작은 새의 눈알이 내 혈관에 번집니다

두 손으로 감싸면 멀어지는 심장 소리

맞아요, 침묵하는 허공은 이렇게 죄가 됩니다

     

창마다 유리창마다 새 깃털을 새겨봐요

투명한 낭떠러지에 새소리를 심어봐요

먼 훗날 날개 편 우리가 

유리창에 날아들어요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