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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Oct 31. 2024

몽유도원도

새벽을 베고 누운 생각들이 저려오면

노을 젖은 문살에 울혈이 얼비친다

절벽에 울음 새기고 날아가는 되새 떼   

  

왼쪽엔 엎드린 초가, 오른편엔 무릉도원

수묵의 하늘 아래 구름은 중얼거리고

초록을 다 뱉어버린 나무들이 어둡다  

    

복숭아꽃은 잎 대신 피멍을 내밀고

몽롱하게 뒤척인 길은 발목이 접질린다 

컴컴한 먹물 쏟아내 누추함을 지우는 길

      

닫힌 꿈의 바깥이 눈멀어 아득해지면 

새벽을 깨우면서 날아가는 먼 종소리

한 생을 건너는 꿈에 옥류천이 우련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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