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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석 Nov 06. 2024

남들이 뭐라 하든, 너의 길을 가라 (브람스 편)

브람스 교향곡 4번 4악장에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

Intro.

길고 긴 여름이 지나,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추워져버린 11월. 차갑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겨울의 냄새가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어보라고 재촉한다.


브람스 특유의 그 복잡한 감정 표현과 익숙한 멜로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브람스 교향곡 3번의 3악장을 주로 듣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감정의 정화, 혹은 위안을 위해 브람스의 음악을 듣기보다 아이러니하게 자기 계발의 영감을 얻기 위해 브람스 교향곡 4번 들어본다. 대문자 T가 바라보는 브람스 교향곡 4번 4악장의 위대함을 살펴보자.


가장 나다운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성공 포르노 영상이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뒤덮는다. 재의 삶에 불만족하며 그 영상을 보며 위안을 얻곤 했다. 른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질책하고 미워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브람스 교향곡 4번 4악장은 우리에게

'너만의 길을 개척하고 우직하게 걸어가라'라고 조언한다. 19세기의 작곡가인 브람스가 마지막 교향곡, 마지막 악장을 18세기의 파사칼리아 방식으로 작곡한 것처럼.

브람스와 바그너, 19세기 대척점에 있던 두 작곡가들

19세기 음악계에서 브람스와 바그너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다. 브람스와 바그너 두 작곡가 모두 베토벤의 유산을 계승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계승했다.


바그너는 혁신적인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파격적인 음악극 구성으로  베토벤의 유산을 재해석해 비평가들과 수많은 뮤지션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면,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브람스는 전통적인 형식을 우직하게 고수했다. 브람스를 따르는 뮤지션들도 많았지만, 바그너로부터 '전통 속에 갇힌 인물'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고, 새로울 것이 없다는 비평가의 혹평도 받기도 했다.


이렇듯 주류가 아닌 음악계의 흐름 속에서 브람스가 자신의 인생 마지막 교향곡 마지막 악장을  18세기의 작곡가 바흐의 칸타타 150번(주님, 당신은 나의 갈망이십니다)에서 착안하여 작곡하게 된다. 통적인 방식을 마지막에 고수한 것이다.


멜로디가 저음부에서 고집스럽게 반복되고, 상성부에서 계속 음악이 변주되는 방식인 '파사칼리아' 작곡 형식으로 음악을 작곡한다.

파사칼리아

이런 작곡 방식은 자신의 음악의 뿌리가 고전주의에 있음을, 그리고 그의 방식대로 밀고 나갈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전통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도, 과거를 재창조해낸 마지막 악장은 새로운 의미에서의

"혁명"이었다.



'비극에서 희망으로'가 아닌
비극을 노래하다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에서 말하는 비극에서 희망으로나 차이코프스키 6번 교향곡인 '비창'에서 말하는 비극에서 비극으로의 프레임도 아닌 상남자 브람스는 비극을 노래했다. 


그리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고집하면서 마지막 슬픔에 대한 분노도 표출하고 있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인 브람스 교향곡 4번의 특징이다.

정명훈 선생님의 지휘

마지막 순간에 우울함과 슬픔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내어 도전하는 듯한 저 피날레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의 진면모를 보여주게 한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지휘

4악장에서 무려 파사칼리아의 방식으로 32개의 변주, 트론봄에서는 헨델의 나를 울게하소서 주제 차용, 그리고 그 와중에 낭만주의 음악임을 잊지 말라는 아래 플루트의 선율까지..른 작곡가와는 확연하게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했다.

브람스는 자신의 주관과 고집으로 자신의 위대한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후대에 있어 형식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교향곡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도 우리의 길을 걷자
남들이 뭐라 하든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직장인들, 그리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도 밖의 시선과 이야기에 흔들릴 때가 많다.


어쩌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지를 망각하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잣대에 휘둘려 자신의 신념은 쉽게 포기하기 쉽다.


그러나 브람스가 자신의 인생 마지막 교향곡 마지막 악장에서 말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자신의 신념을 잃지 말고,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위대한 삶이 다가오고 있다. 그대들의 방식과 신념으로 화려하게 성공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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