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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지나 자유로

선택의 기로에서

by Isol

까마귀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 먹을 수도 있었고, 바다 속 물고기를 사냥할 수도 있었다.
까마귀는 결국 물고기를 쫓기로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거대한 고래가 바다를 가르며 나타나 까마귀를 삼켜버렸다.
까마귀는 어둡고 깊은 고래의 뱃속에 갇히고 말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 까마귀는 두려움에 눈을 뜨지 못했다.
숨이 막히고, 몸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때, 까마귀의 부리 사이에 있던 작은 물고기가 몸을 빼내어 고래의 입 안을 자유롭게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아이러니했다.
거대한 고래 속에서 갇혀버린 까마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작은 물고기는 같은 공간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었으니까.

그제서야 까마귀는 깨달았다.
자유란 어떤 거대한 공간에 있느냐가 아니라,
두려움을 딛고 순간순간 나아가려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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