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행이 고프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꽤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비행은 아직 하지 않지만, 밖에서 시도때도 없이 비행을 노리며 보내던 주중의 긴장감과는 다르다.
마치 언제든 달려들 기회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살아야 했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조금 숨을 고를 수 있다.
여기서는 대접을 받고, 이곳에서의 역할에 어느 정도 명예심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혹은 허상인지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
추구할 가치가 있는 건지, 그냥 지나쳐야 할 건지도 모르겠다.
이전 경험이 있음에도 여전히 헷갈린다.
이곳은 사람이 많다. 북적이는 군중 사이에서 외로울 틈이 없다.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돕는 조직 분위기 때문인지 경쟁은 완만하고 분위기는 느긋하다.
반면 밖은 언제든 싸울 준비를 해야 하는 동물의 왕국이었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일을 배우고, 살아남기 위해 나를 단련했고, 그렇게 지켜낸 자리를 떠나 지금 여기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행이 고프다. 그 갈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 시간에 더 예민해진다.
6년 전 함께 비행했던 교수님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았을 때, 세월이 스치듯 느껴졌다.
나 역시 더는 젊다고 할 수 없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내 삶을 더 단단하게 지켜야 한다는 마음만 커진다.
후회 없는 날을 보내기 위해 발버둥쳐도 모든 순간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후회는 늘 조금씩 섞여 있다.
이곳의 하루는 부드럽게 흐른다. 편안하고, 조용하고, 때로는 너무 고요하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나를 살핀다.
이 흐름 속에서 내가 잃어가는 것은 무엇인지, 또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