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된다.
가끔 생각한다.
과거를 붙잡고 후회하고 아파해도 바뀌는 건 없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예전에 아팠다는 이유로 앞으로도 아플 거라 겁낼 필요는 없다.
이건 결국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지금 비행도, 사랑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어떤 기장이 말했다.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능이라고.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포기해야 한다고.
그 말을 들으면 예비 조종사들은 더 떨릴 거다.
그래도 나는 안다.
교관 중 약 70퍼센트는 제자의 길을 중간에 막을 수 있다.
절반은 조직과 제자를 위한 판단이고, 나머지 절반은 단순히 우월감을 지키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조종사는 아무나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그들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도 흔들릴 필요 없다.
나머지 30퍼센트의 교관은 다르다.
믿어주고, 키우려고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된다. 그러니 끝까지 가보자.
아팠다고 멈출 필요 없고, 못했다고 영원히 못하는 것도 아니다.
비행은 결국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일이다.
내 지인인 나이키 사장님도 76세에 홀로 비행을 성공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간절하면 더 어려울 거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주변을 보면 오히려 확신이 든다.
다들 간절하고, 모두 하늘을 바라본다.
그들의 눈빛엔 책임이 있고, 지켜야 할 사람이 있고, 꺾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결국 필요한 건 하나다.
다시 시작할 마음. 그리고 멈추지 않는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