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그린 Aug 20. 2024

나는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 봤니? 9

동실아, 최근 읽은 책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

(동실이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니에요. 동실이의 소개는 1화에서 만날 수 있어요.)








"동실아, 최근 읽은 책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더라.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부분이 근사하며, 어떤 부분에서 가르침이 필요한지 파악하라는...]

이것들이 잘 되었을 때 나와 동실이 너와의 관계가 올곧은 사이가 되는 거라는데 파악이 되니?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분이 근사한지, 어떤 부분을 더 채워야 할지 정리를 해보지는 않았는데 지금 잠깐 생각해 보니 첫 질문이 가장 어려운 것 같네'





"그럼 두 번째 질문은 파악이 되고?"





'음... 어떤 부분이 근사한지 초반에는 몇 가지 떠올랐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순전히 주관적인 판단인거 같아서 좀 민망하다. 하하.

남들은 전혀 근사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애초부터 내가 한 행동과 말들을 내 의도대로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그래도 꿋꿋하게 [이것이 나의 장점이야] 하며 머릿속에 정리하는 게 목적인거지?'



"생각해 보니 동실이 말도 맞는 거 같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부분이 멋짐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누군가는 전혀 그렇게 안 볼 때도 있었고, 심지어 별로 안 좋게 볼 때도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책에서 말하는 내 근사함의 파악이라는 건 외부의 시선이 아닌 우리끼리의 생각을 파악하라는 건가보다.

첫 번째 질문은 어렵다 했으니 세 번째 질문은 파악이 되니?"





'이 질문은 툭 까놓고 너의 단점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냐 아닌가?

그런 건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것들이 모두 해당되니까 쉽게 파악이 되지!

예를 들면 능숙한이라는 형용사가 앞에 붙은 영어 실력, 운전실력, 수영, 엑셀 그리고 누군가와 막힘없이 대화하고 싶을 때 필요한 풍부한 시사 상식, 멋진 대화 목소리와 우아한 어투 등등 엄청 많아. 하하!

3번 질문은 잠깐만 생각해도 줄줄 나오네. 어쩐지 좀 속상하네.'




"동실 이는 2번 장점을 말할 때는 구체적인 것이 없다가 3번 단점을 말하라고 하니까 순식간에 줄줄 얘기하는구나. 생각해 보면 장점은 타인이 선물처럼 말해주거나 알려줘야 그때부터 내 것이 되었던 것 같아.

나 스스로 나의 장점은 이거다라고 하는 건 면접 때나 하는 말이 아니었나 싶어.


그리고 단점은 내가 나를 판단할 때는 너무나 엄격해지니 금방금방 수집이 되는 것 같아.

결국 자존감을 올리는 건 남이 해주고 내리는 건 나와 네가 주로 하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



'아... 그렇게 되나? 우리가 서로에게 많이 객관적이었구나. 좀 더 자주 주관적으로 칭찬을 해줬어야 했네.

나 요즘 자존감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는데 외부에서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 같아.

이젠 우리 그러지 말자. 우리가 우리의 근사한 부분을 자주 찾아내서 인정하고 칭찬해 주자!'



"그래, 맞다!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서로 발견하며 잘 대해주기로 하자.

동실이와 대화하니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마음을 발견하게 돼서 참 좋네.

고마워 동실아 "



'나도 많이 고마워.

그리고 1번 질문을 더 열심히 생각해 볼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이야.

사실 매일 마음 한구석에서 생각은 하는데 여전히 안갯속이야.

그래도 안개가 개일 때까지 계속 열심히 찾아볼게!'





이전 08화 로밍은 처음이야! 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