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그린 Sep 03. 2024

나이가 들어도 이별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11

마음이 여리다고? 어쩌면 더 강하고 특별한 마음일지도 몰라

(동실이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니에요. 동실이의 소개는 1화에서 만날 수 있어요.)











"동실아, 내 마음에 들어온 인연과의 이별은 나이가 들어도 참 힘드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지난주 필라테스 선생님과의 헤어짐까지도."





'응... 마지막 수업을 받으며 자세 잡아주는 손길 하나에도 울컥하게 되고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

 

누군가와 만나고 오랜 기간 함께하면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져서 나도 모르게 편안함을 느끼게 되잖아.

그렇게 시간과 마음으로 맞춰놓은 서로 간의 밀착을 이별이라는 이름으로 단번에 떼어 버리는 건데 아프지 않을 리가 없겠지.'





"아... 그렇구나.

내가 좋아하는 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더 조심스럽고 귀하게 관계를 밀착해가고 있던 거구나.


부모, 연인, 아이는 당연하게 딱풀처럼 정을 붙이며 서로에게 맞추려고 애쓰고, 생이 다할 때까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면서 관계가 못생기게 삐져나오면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고 평생을 노력하며 살아가지. 그렇게 애쓰고 살다보면 어느 날 불쑥 이별이 찾아오는거였어.


그 이별이 내 소중한 그들과의 밀착을 강제로 확 떼어버려서 그렇게나 아팠던 거네.

서로가 애써서 견고하게 딱 맞춰둘 수록 생 살을 떼어내는 고통이 일어나는 거였구나.


그렇다면 아무리 나이가 든다고 해도 헤어짐에 대한 고통은 사라질 수가 없겠다."





'그럴 것 같아. 만약 헤어짐 앞에서 아무 슬픔도 느끼지 않고 고통이 없다면 그건 어딘가가 많이 아픈 걸 거야.


이별 앞에서 내가 슬퍼하고 눈물 흘리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상대에게 해주는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그 감정의 표현이 때론 너무 조용해서 혹시 전달이 안될까 봐 거한 행사를 하고, 선물도 주며 울기도 하는 거겠지.


근데 있잖아. 나도 너에게 얘기하느라 정리하는 글을 쓰니 그동안 내 깊은 속마음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네.

생각해 보니, 내가 정에 약해서 자주 상처받고 힘들어한다는 건 어쩌면 마음이 여리고 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건강하고 특별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반응하고 소소한 것에도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그럴 수도 있겠다. 동실이 너는 오히려 더 강하고 특별한 마음을 가진 걸지도 몰라.

이야기 하나만 던져도 일상 속에 인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던 너의 속마음을 알게 되어서 참 좋다."

이전 10화 코로나 시절 이후 몸이 아플 때 대처하는 방법 1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