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
말맛이 있어 곱씹으면서 읽게 되고 온정이 있어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그런 책이다
나는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다.
요즘 그렇게 약간 찌그러졌지만 동그랗다고 주장하며 살고 있다.
문득 떠올랐다.
나는 완벽한 동그라미를 알고 있다.
눈도 코도 입도 모두 동글동글
이마도 얼굴도 배도 엉덩이도 손도 발도 모두모두 동글동글.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동글동글한 우리 아들.
두 살배기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별명이 동그라미라고 불린다고 한다.
어딘가 찌그러진 동그라미는 완벽한 동그라미를 보며 매일매일 경탄한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니.
엄청 잘 만들었다.
정말 동그래.
정말 예쁜 동그라미구나.
이렇게 완벽한 동그라미가 또 있을까.
새삼 또 떠올랐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는 한때 별명이 보름달이었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는 반짝반짝 윤이 나며 꽤 동그랗던 시절이 떠오르자 어쩐지 서글퍼졌지만 완벽한 동그라미가 옆에 있어서 마음이 다시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