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사각예술입니다. 벌써 본 페이지를 개설한 지도 반년이 넘었네요.
심지어 이제는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인사를 전합니다.
매우 불규칙적인 업로드 주기와 정체불명의 글들,
‘리뷰’라는 이름으로 보잘것없는 말들을 써냈지만
그럼에도 과분한 관심 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이거 뭐 돈 되는 것도 아닌데’ 라며
오만방자하게 생각하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필력의 다른 매거진들을 보다 보면
부끄러움에 새벽귀가 밝아져 생각을 길게 수놓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누가 뭐라 해도 제게는 애지중지했던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뭐 되는 건 아니지만 한 때 창작을 꿈꿨음에도 도전하지 못했고,
그때의 아쉬움을 이렇게 소통으로 풀어가며 뿌듯함을 느끼며
관심을 표해주시는 분들에게서 힘을 얻으니까요.
극장 스크린, 책 표지, CD 케이스가 모두 네모나게 생겼다는 데에서
사각예술은 시작되었습니다.
대단할 것도 없고, 또 추스를 것도 없지만
여러모로 재밌었어요.
2024년은 여느 해처럼 힘들고 팍팍했습니다.
사각예술은 내년에도 열심히, 조금 더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괴물」, 2023
………… 「룩 백」, 2021
………… 「Imaginal Disk」, 2024
…………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을까」, 2013
………… 「문유」, 2017
………… 「해방」, 2023
………… 「조커 : 폴리 아 되」, 2024
………… 「귀멸의 칼날」, 2019
………… 「Upgrade 5」, 2024
…………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5
*2024년에 공개된 작품이 아닌 경우도 있음을 알립니다
개인적인 올해 최고의 영화. 일본영화 특유의 템포와 호흡을 꺼려하던 내 편견을 완전히 부숴버린 작품이다. 명장 감독 고레에다의 탄탄한 서사와 심미적인 연출, 캐릭터로 표현해 내는 세상의 괴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저 행복하고 싶었던 괴성들의 출처이자 치졸하고 유치하지만 결국 너 나 우리의 이야기다.
'마이 브로큰 마리코'와 함께 개인적인 공감대가 많아 더 여운을 크게 남긴 작품이다. 극장판도 보았지만 만화로 보았을 당시의 감동을 따라오지는 못했다. 각자의 컷에 펜을 문댔지만 결국 그리고 있던 것은 함께했던 시절의 추억. 한 없이 돌아볼 뿐인 가슴 아린 이야기와 '만화적인 연출'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
가사가 바로바로 들리는 걸 선호해 잠깐의 번역이 필요한 외국 앨범은 잘 듣지 않는 나였지만.. 사운드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정말 음악을 '듣는다'는 본질을 다시 일깨워 준 올해 최고의 사이키델릭 / 일렉트로닉 락 앨범. 신날 때 들으면 신나고 슬플 때 들으면 서글퍼지는 작품이다.
짧은 단편이기도 하고 직관적인 줄거리와 또 생각할 게 많은 주제. 어딘가 힙한 전개 등 해이해질 때 한 번씩 봐주는 작품이다. 아마 예술로 밥벌어먹고사는 것을 꿈꿔본 사람이라면 쓰디쓴 너털웃음을 지을 텐데. 역시 잘하고는 있지만 잘 되기가 너무 어려운 세상이다.
이상하게 자꾸 읽게 되는 시리즈. 만화가 짬으로 숙련된 서사 연출을 보여주면서도 어이없는 작가의 개그가 날 미치게 한다. 달에 탐사를 갔다가 인원체크를 잘못해서 탐사기지에 홀로 남게 된. 심지어 그의 눈앞에서 지구가 멸망해 버리는 충격적인 시놉시스다. 이 작품에 영향받아 만들어진 모 한국영화는 쳐다도 보지 말자..
사실 국힙 소비자 중 스민의 흑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그럼에도 그만큼 처절했고 또 간절했던 그는 마침내 이뤄냈다. 랩 실력이 부족해도. 라이브가 정돈되지 않아도 솔직히 명작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성공에 대한 야망 하나로 수많은 대중들에게 예술가로서 입방아에 오르내린 것. 이게 힙합이 아니고 뭐겠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전작의 농담인 듯 모호하게 끝낸 엔딩 덕에 기립 박수를 쳤는데 갑자기 내가 우매한 대중이래. 마케팅 비에만 수억을 쏟아붓는 상업영화에서 이런 교조주의적인 메시지는 정말 최악이다. 모 평론가의 말대로 당혹스러운 영화가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마케팅을 그런 식으로 한 순간 기만이고 배신인걸.
유튜브 숏츠에서 봤던 '스튜디오가 잘한 거지 만화가 잘한 건 아니다'는 말이 정말 맞았다니. 호기심에 큰 기대 없이 감상했는데도 일상 - 전투 - 플래시백과 각성 - 무력감'의 패턴이 너무 피곤해 작화만 대충 보면서 전투 장면만 보다가 결국 하차. 그마저도 이펙트가 화려할 뿐 실질적인 전투의 느낌이 잘 안 들었다.
나 사실 스윙스 좋아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이지만 그의 패기와 멘탈. 마인드를 좋아했다. 그럼 음악가로선 아니었나? 아마도 그 자문에 답을 해줄 앨범이었지 싶다. 나름대로 뱅어트랙은 있었지만 앨범을 장악한 '알파메일, 갓생' 키워드와 중격적인 스킷들은 오히려 그의 하락한 자신감을 증명한 게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잘 쓴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반응도 좋아서 너무 뿌듯했던 글. 다시 읽어보니 부족한 점 천지고 맥락도 흐릿하며 그림도 다른 걸 쓸 걸 싶지만. 그래도 올 한 해 나를 제일 흐뭇하게 했다. 에반게리온을 막 그렇게 깊게 파보지는 않아서 또 에반게리온 관련 게시물이 올라갈지는 모르지만.
사각예술은 각종 영화, 만화, 음악 등을 리뷰하고 해석하며 덧붙이는 매거진입니다. 업로드 주기는 비정기적이며 현재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운영 중에 있습니다 :)
모든 작품은 스포일러를 동반할 수 있으며 들러주신 노고에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