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시집에 연재하는 월요일
작가의 서랍도 텅텅 비었고
발행 예약된 글도 없다
아이와 손잡고 학교가는 길
매일 새를 만나는 길에서
시의 신이 와주기를 간절히 바래보지만
덤불 속에서 퐁! 퐁! 비눗방울처럼
놀던 참새들은 다 어디갔지?
박태기나무 속에서 엄마 부르던 뱁새들도,
사람이 오든 말든 자기 갈길 가던
비둘기 한 마리도 없다.
운수 좋은 날은 나뭇가지 콕콕 먹이 찾는
내 손보다도 작은 쇠딱따구리도 만나는데
오늘은 대체 무슨 날이길래 꼭꼭 숨은 것일까?
숨바꼭질 하자고 했으면 "하나, 둘, 셋 찾는다!"하고
찾아 나서기라고 할텐데, 아무말 없이 사라져버렸다.
새들이 불러주는 시를 적어보려고 했는데
사람의 시가 아닌 새들의 시를 써보려고 했는데
목소리조차 듣지 못한 오늘,
책상 위에서 침묵만 지키는 무거운 새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