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갈색혈이 더 심한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 꺅 이거 머야 "
" 왜 무슨 일이야 ?"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 소리지르는 나에게 신랑이 달려오며 물었다.
" 왜 ?? "
" 갈색혈이 너무 심하게 나와. "
" 갈색혈은 괜찮다고 했잖아... "
".... "
돌아선 신랑 뒤로 다시 소리를 질렀다.
" 꺅 ...... "
카카오초콜릿 크기 정도의 갈색뭉치가 갑자기 뚝 떨어지더니 그 뒤에 피가 살짝 비쳐나왔다. 갈색혈은 괜찮지만 피가 비치는건 좋지 않아요. 여러번 들었던 지라 신랑이 돌아서며 말했다
" 당장 병원 가자. "
차를 타면서 병원에 전화를 했다
" 지금 갈색혈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는데 바로 진료 볼수 있을까요? "
병원은 대기만 한시간이 기본이었기에 바로 전화를 했다.
최대한 빨리 진료가 시작됬고 선생님이 초음파를 보며 말했다.
" 일단 입원을 하고 추후 좀 더 지켜보는걸로 할게요. 입원한다고 혈이 그치는건 아니지만 푹 쉰다고 생각하세요 . "
어안이 벙벙했다. 며칠전 바로 심장이 뛰었는데 입원이라니... 입원이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신랑은 바로 휴가를 냈고 입원수속을 밟았다.
감기에 걸린 이슈로 1인 병동을 갈수 밖에 없었는데 오히려 1인병동이 마음편하고 좋았다.
침대에 누워 수액라인을 잡았다.
" 피검사를 여러가지 할거라 조금 많이 뽑을 거에요. "
피를 다 뽑자 유산방지수액이 혈관을 타고 들어왔다.
남편이 말했다.
" 웬지 이러다 다시 또 퇴원할 것 같아. "
그 말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유산방지라니.. 그렇게 심각한 걸까...
간호사분들은 수시로 나의 상태를 체크하러 왔고 저녁즈음 피검사 결과를 문의했다.
" 다른건 수치가 다 정상인데 임신수치가 낮더라구요. 지금 쯤이면 만은 넘어야 하는데 육천정도 거든요."
거의 7주차가 되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해도 HCG 수치는 한참 모자란 수치 였다.
왜 수치가 낮지? 이런 고민 속에 피검사를 이틀 뒤 한번 더 하자고 했다.
갈색혈은 유산방지수액을 맞아서인지 조금씩 줄어들긴 했다. 무조건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며 신랑이 없으면 간호사분들이 남편은 어디갔냐고 눈에 불을켜고 남편을 찾았다. 뭔가 공주가 된 느낌.
" 여보 다 내편인데. . . 공주가 된거 같아. 여보 어딨냐고 간호사분들 엄청 찾던데... "
" 공주가 아니고 여왕해야지. "
한술 더 뜨는 남편이었다.
" 여보 그거 알아? 내일 빼빼로 데이야 "
" 아 그래 ? "
입원해 있는 동안 수액으로 씻지도 못하고 신랑도 정신 없는 상황에 그냥 지나가는 구나 했다.
아침 6시. 한숨도 못잔 남편이 겨우 잠든 거 같았다.
' 아 어쩌지 신랑 깨면 안되는데... '
하지만 인생 참 왜 이렇게 내 뜻대로 안되는지 ...
6시에 회진으로 방문이 열리고 신랑은 잠에서 깼다... 얼굴을 보니 백살은 더 먹은 얼굴이었다. 왜이리 마음이 찡한지...
나이 들어 임신한 아내 살피느라 고생많다. 정말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다. 아무리 후회해도 시간을 돌릴수도... 몸을 다시 만들수도 없는 법 ... 하지만 이럴 때면 왜 이렇게 마음이 심난한지...
" 임신 수치 때문에 피 한번 뽑을 게요. "
신랑은 잠깐 나갔다 오더니 초췌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 오늘 조금 무리해서 휴가 냈어. 빼빼로 데이 선물... "
" 아니야. 안그래도 돼..그냥 빼빼로면 돼~~~ "
" 선물 필요없다는 말은 안하네 ? "
왜 이리 무리를 하는지.... 내가 뭐라고 이렇게 사랑을 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좋았던 관계로 기분좋은 시작이었다. 오후 쯤 되니 피검사 결과는 팔천으로 수치가 오른 상태였다. 그래도 아직 모자란 상태.
" 수치가 왜 이렇게 낮을 까 ? 늦게 착상 된 거면 수치 비슷한거 같은 데 차수 조정을 한번 이야기 해볼까? "
지난번 다음을 기약했던 이야기가 갑작스레 입원을 하는 바람에 다시 화두에 올랐다.
" 퇴원하고 그때 다시 물어보자. "
간호사가 상태체크를 하러 들어왔고 나는 물었다.
" 언제 쯤 퇴원 하나요? "
" 피검사 한번 더 해보시고 보셔야 할것 같아요 . "
이틀 뒤 피검사 결과는 수치 만을 넘긴 상태였고 담당 선생님은 초음파를 최종적으로 체크 하셨다.
" 갈색혈은 좀 어떠신가요? "
" 많이 줄었어요. "
" 피수치도 오르고 있고 금일 퇴원하시고 사일뒤에 오시면 됩니다. "
그때 신랑이 말했다.
" 아 그날은 제가 업무를 뺄수 없어서... "
" 그럼 5일 뒤로 할까요? "
" 아 그날도... "
내가 말했다.
" 괜찮아 그냥 화요일에 해도 돼. 화요일에 올게요. "
선생님이 말했다.
" 그럼 혼자 오시나요? "
" 네. "
당차게 대답하며 퇴원을 했다.